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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의 '자율성'을 허하라 thebell note

원충희 기자공개 2020-08-06 08:13:5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5일 07: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료방송업계의 판도 변화는 시장원리상 당연한 수순이다. 케이블TV(MSO)의 사정은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가입자는 줄고 이동통신사가 주도하는 IPTV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갔다. 최근에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공룡들이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휘젓고 다닌다.

위성방송도 마찬가지다. 국내 유일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는 가입자가 해마다 감소해 10% 넘던 시장점유율이 9% 중반대로 떨어졌다. 난시청 해소, 재난방송 등의 공적역할을 위해 독점사업권을 받았지만 방송·인터넷·이동전화 결합상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료방송시장을 뚫고 들어갈 틈이 좁아졌다. 오죽했으면 살길은 '남북통일'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IPTV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 가입자를 더 늘리기 어려워진 것은 물론 MSO 역시 자생적 성장에 한계가 왔다. 결국 딜라이브, CMB, 현대HCN 등 MSO들이 매물로 쏟아지면서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재편이 진행 중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KT스카이라이프 역시 M&A에 나서 최근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여전히 공공성 이슈를 제기하며 족쇄를 채우려 한다. 단일 위성방송 사업자로서 상업성이 요구되는 유료방송 M&A를 추진하는 게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이통사들이 M&A로 확장하는 동안 KT스카이라이프는 줄어드는 가입자와 시장을 뒤로 한 채 손가락 빨고 있어야 한다.

공공성 이슈의 기원은 2001년 설립된 KT스카이라이프의 전신인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다. 공공미디어로 출발했으나 경영은 실패했다. 부실이 쌓이고 주주들이 떠나자 외국계 사모펀드(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손을 벌려야 했다. 결국 2009년 방송법 개정으로 대기업 소유제한 기준(49%)이 폐지되면서 KT가 어피너티 보유지분을 인수해 그룹으로 편입시켰다.

민영화 된 공기업의 숙명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시대에 뒤쳐진 발상이다. 방송과 통신 영역이 허물어지고 MSO들이 경쟁에 못 버텨 스스로 매물로 나오는 상황이다. 공공성 요건인 난시청 해소와 경영 투명성 등은 재승인 심사의 허가조건으로 포함돼 이미 시행 중인 내용이다. 공적자금 없이 운영되는 기업에 위성방송 고유의 책무 이상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시청자 입장에선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온라인동영상(OTT) 등이 별개의 시장이 아니다. 유료방송은 소비자의 제한된 돈과 시간을 두고 모든 미디어 사업자가 경쟁하는 시장으로 변모한 지 오래다. 언제까지 시대와 동떨어진 잣대를 들이대며 자연스러운 산업재편을 막아설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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