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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제주항공, 계약금 '대손충당금' 2분기 반영대여금 포함 인식, 당기순손실 2000억원 웃돌듯…선제적 리스크 관리

김경태 기자공개 2020-08-14 08:06:52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1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M&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급한 계약금과 대여금을 2분기말 회계에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달 초 실적을 공시할 때는 최종 결정되지 않았지만 감사인과의 협의를 거쳐 사실상 확정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회계 처리는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타 M&A 계약금·대여금, 올해 2분기 대손충당금 반영 사실상 확정

제주항공은 이달 5일 2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하면서 이스타항공 M&A 무산으로 인한 재무적 문제를 거론했다. 이스타홀딩스, 비디인터내셔널, 대동인베스트먼트에 지급한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금 119억5000만원과 이스타항공에 지급한 대여금 100억원의 회계처리를 어떻게 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검토 결과에 따라 회수가능성의 불확실성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설정될 경우 당기순손실은 최대 약 180억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 해당 사안은 1회성 요인이며 영업이익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부서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인과 논의를 거친 결과 올해 2분기에 해당 금액을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달 14일까지 공시해야 하는 분기보고서의 당기순손실은 잠정실적에서 밝힌 것과는 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이 공시한 올해 2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손실은 1845억원이다. 공시 시점에 밝힌 것처럼 180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한다면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2000억원을 웃돌게 된다.

출처: 사업보고서, 기준: 2017년부터 연결, 이전 별도, 단위: 백만원, %

회계업계에 따르면 상대방과의 계약 해제, 큰 사고로 인한 비용 지출 등의 이슈가 있을 때 대손충당금 설정에 신중하게 접근한다. 상대방 측이 향후 발생할 소송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것은 당사자들도 인정했다는 뜻이라는 식으로 주장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법정에서 완전히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또 향후 소송에서 이긴다면 금액이 환입될 수도 있다. 제주항공이 계약금과 대여금 회계 처리를 차일피일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년간 재벌그룹 계열사 감사를 맡은 회계사는 "대손충당금 반영은 상황에 따라 시점이 늦춰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회사에서 단독으로 결정하기는 어렵고 감사인과의 협의, 변호사들과의 법률 검토 끝에 결론이 났다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제주항공이 올해 2분기에 대손충당금을 반영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모두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올해 2분기 누적 연결 매출과 이익이 급감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반영하면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의 현 경영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타항공 측은 현재 새 인수후보로 4곳(법인 1개, 펀드 3개)등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정관리 돌입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면 제주항공으로서는 계약금과 대여금을 받기 더 어려워진다. 이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손실을 반영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이배 사장, '관리통' 평가…신임 CFO 이정석 상무 '고군분투'

이스타항공 M&A 계약금과 대여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제주항공의 경영진과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고심이 깊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제주항공의 최고경영자(CEO)는 올 6월말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이배 사장(사진)이다.

김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에서 전략경영팀장, 전략기획 담당임원, 미주지역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을 거쳤다. 2019년 4월 전략기획본부장을 마지막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떠났다.

당시 그를 근거리에서 지켜본 재무·회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사장은 '관리통'이다. 경영자로서 냉철한 판단과 위험에 대한 보수적 접근을 중요시한다는 후문이다.

제주항공의 CFO는 1월부터 이정석 재무기획본부장(상무)가 맡고 있다. 그 역시 안정적인 관리를 우선시한다고 알려졌다. AK홀딩스 기획담당 부장, AK플라자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제주항공의 실적과 재무가 악화한 상황이라 재무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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