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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더라움' 합류한 베테랑 자본시장 전문가 [thebell interview]최성권 더라움 전략사업부문장 부사장

고진영 기자공개 2020-09-11 10:05:28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9일 13: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뢰와 의리죠.” 지천명을 훌쩍 넘긴 나이, 느닷없이 커리어 변신을 감행한 최성권 더라움(The Raum) 부사장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짧은 답이 돌아왔다.

최 부사장은 이달 초 디벨로퍼 ‘더라움’에 전략사업부문장으로 영입됐다. 더라움은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 브랜드 ‘트라움하우스’의 시행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유한 집으로도 잘 알려졌다.

1982년 외환은행 은행원으로 시작한 뒤 40년 가까이 금융권을 벗어난 적이 없는 최 부사장으로선 뜻밖의 모험인 셈이다. 올해 56세, 수십년 경력의 증권맨이 돌연 부동산 개발업에 뛰어든 것은 왜일까.


최 부사장은 25년 전 하나은행 PB(프라이빗 뱅커)업무를 할 때 박성찬 더라움 회장을 처음 만났다. 이후 신한금융투자, IBK투자증권으로 둥지를 옮기면서도 교류가 끊긴 적 없이 신뢰를 주고받아왔다.

그러다 더라움이 규모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금융 전문가에 대한 필요가 커졌고 최 부사장은 박 회장의 제안으로 합류를 결정했다. 증권사 몇몇 곳에서도 제의가 있었으나 전부 뿌리쳤다. 그는 “익숙한 업계로 가면 일이 한층 편하고 체계화되겠지만 신의를 좇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여겼다”며 “박 회장 역시 사람을 제일 중히 여기는 분이라 서로 뜻이 맞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업무적인 측면에서도 매력이 분명했다. 최 부사장은 “증권업은 다소 정해진 틀에서 움직여야 하는 경향이 있지만 더라움에서는 새로 만들어나가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도전이 필요한 일이라는 점에서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은행에 17년, 증권사에 21년을 몸담은 이 분야 베테랑이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거쳐 1999년 신한금융투자로 자리를 이동한 이후 19년간 IB 본부장, 고객자산운용 본부장, 법인금융상품 본부장 등을 두루 지냈다. IBK투자증권에서는 자산관리사업부문장 전무로 리테일 및 WM(자산관리), 홀세일을 모두 총괄했고 그 뒤 IB사업부문 부문장까지 담당했다. 긴 경력을 감안하더라도 커버해온 업무 영역이 무척 넓은 편이다.

그간 쌓은 노하우를 살려 최 부사장은 앞으로 더라움에서 금융 관련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부동산 개발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가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만큼 건설과 금융을 아우르는 전략 및 플랫폼 구축을 담당한다. 특히 평택 아파트 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에 대해 금융 솔루션을 모색하고 네트워크 확장도 주도하기로 했다.

더라움 펜트하우스 인테리어.

더라움은 역삼 '라움 아트센터'에 본사를 두고 있는 고급빌라 전문 디벨로퍼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0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트라움하우스5차 전용면적 273㎡ 연립주택의 공시가격은 69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전국 공동주택 1383만호 가운데 가장 비싼데 15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인근 아파트 단지와 비교하면 시세가 3배 수준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이민주 에이티넘 회장 등이 트라움하우스를 매입해 이른바 ‘회장님 집’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런 명성이 가능했던 것은 집을 빠르게 찍어내기보다 제대로, 예술작품을 만들 듯 심혈을 기울여 지어야 한다는 더라움의 철학 덕분이다. 세상에 없던 집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실제 더라움은 30년에 걸쳐 트라움하우스 4개 단지(1·2·3·5차)를 짓는 데 그쳤다. 개별 단지마다 디자인 콘셉트가 모두 다르고 한 층에 2가구만 입주해 있다. 입구 역시 하나만 두고 보안 요원이 모든 출입자를 철저히 관리한다.

트라움하우스같은 ‘슈퍼리치’ 전용 빌라를 대중화한 것이 자양동 건대입구역에 개발 중인 ‘더라움 펜트하우스’다. 트라움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차별화를 시도하면서도 크기를 작게 축소했다. 특히 공기청정 시스템에 중점을 둬 미세먼지의 99.5% 이상 차단이 목표다. 현재 분양은 모두 마쳤으며 시공 역시 마무리에 다다랐다.

또다른 야심작도 계획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 수촌지구에 약 3800가구 규모의 아파트 개발을 추진 중인데 지금까지 더라움이 벌인 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단지내 공원, 공연장, 영어마을 등 각종 문화시설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도 최고급 수준의 문화 콘텐츠를 지닌 ‘명품’ 주거공간을 만들겠다는 게 박성찬 회장의 꿈이라고 했다.

최 부사장은 “좋은 사람끼리 신뢰를 바탕으로 행복한 삶을 즐기자는 것이 박 회장의 평소 지론"이라며 “금융 관련 분야에서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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