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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 '나홀로' 신종자본증권 외면…자본버퍼 '자신감' RWA 상승분 '농금채'로 만회, 까다로운 중앙회 승인절차도 고려

손현지 기자공개 2020-09-11 13:00:1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0일 16: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지주사들이 최근 들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만 유독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관심을 끈다. 기본적으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추이가 지속적인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달 말 바젤III 신용리스크 조기도입이 완료되면 BIS 제고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농협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보다는 이익잉여금 확대와 농업금융채권(농금채) 발행 등으로 자본적정성 지표를 관리할 방침이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 올해 내 신종자본증권 발행 추진 계획을 철회했다. 농협중앙회 승인을 받기 위한 BIS비율 제고 유인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판단에서다. 6월 말 기준 BIS비율은 13.9%로 당국의 최소 자본 규제수준(11.5%)을 충분히 충족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앞서 하반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한 바 있지만 추진 계획을 내년 초로 미루기로 했다"며 "중앙회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사항인 만큼 올해 안으로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타 금융지주사처럼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 결정 과정이 간단치 않다. 1대 주주인 중앙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 누적 조달액(4190억원)이 전체 자본의 1.9% 비중에 그친 이유다. 앞서 2018년과 2019년 연달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무엇보다 이달 말 바젤III 신용리스크 조기도입을 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자본비율 개선이 기대된다. 내부적으로는 연말 최소 118bp에서 최대 287bp까지 BIS비율이 제고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때문에 올해는 외부자본 조달에 의존하기 보다는 내부적으로 이익잉여금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표적으로 농업지원사업비(옛 명칭사용료) 타격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농협 이름을 사용하는 대가로 농협은행을 비롯한 자회사들이 중앙회에 분기마다 배당 형식으로 납부하는 분담금이다. 농업인 교육과 지원에 적극 활용되는 만큼 교육자원지원비로도 불린다.

앞선 관계자는 "농업지원사업비를 한 번에 크게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라 확대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았다"며 "수익성을 극대화해 이익잉여금을 최대로 남겨 자본적정성 관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스탠스는 사뭇 다르다. 올 초부터 저금리 기조에 맞춰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잇달아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까지 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액은 3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규모를 경신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을 1조원 규모로 대량 발행에 성공했으며 KB금융지주(8300억원), 우리금융지주(7000억원), BNK금융지주(3500억원), DGB금융지주(1000억원) 등도 관련 조달을 대폭 늘렸다. 신한금융지주도 이달 중으로 최대 5000억원 발행을 목표로 9일부터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신종자본증권(Tier1)은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연장이 가능한 채권이다. 부채 성격을 띄지만 회계상 기타기본자본(Tier1)으로 인식되며 총 자본량을 끌어올리는데 효과적이다. 기본자본은 영구적 성격을 지닌 자본금, 자본준비금, 이익잉여금 등을 말한다. 여기서 우선주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액 등을 제외한 게 보통주자본(CET1)으로 분류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BIS비율과 Tier1비율이 규제 적정선에 안착한 만큼 당장 급한 건 아니다"며 "타 금융지주사의 경우 비은행 다각화 차원에서 자회사 편입 등으로 자본을 확대해야 하는 측면이 강한 것과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작년 말 NH벤처투자를 출범을 끝으로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 등에는 소극적인 상황이다.

금융지주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열풍은 당국의 내부유보금 확보 지침과 연관이 있다. 당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은행대출이 늘고 부실자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자 금융지주사 마다 자회사 재무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자본여력을 확보해달라고 당부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도 당분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농협금융도 자본확충 노력을 등한시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일단 코로나19 여파로 위험가중자산(RWA)이 꿈틀대고 있다. 올해 6월 말 RWA 잔액은 162조6358억원으로 전년 말(152조2569억원) 대비 6.8% 늘었다. 예년 대비 상승 폭이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

자회사 중 보험 계열사의 자본비율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보험업황 악화로 RBC비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 지주 차원의 재무 지원 필요성이 높은 상태다. 작년에도 NH농협손해보험이 1600억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으며 올해도 NH농협생명에 자금을 지원한다.

이에 농협금융은 농협은행을 통한 농금채도 선제적으로 발행했다. 올 들어 거의 7조원에 달하는 농업금융채권(농금채)을 발행해 위험완충력을 제고했다. 농금채는 만기가 없는 채권으로 선순위, 후순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 3월에는 3200억원 규모의 보완자본으로 인정되는 농금채(Tier2)를 발행하기도 했다. 바젤 규제에서 2013년 이전 발행한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등의 자본인정금액이 2022년까지 매년 3000억원 정도 차감되는 이슈를 보완하기 위함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고금리 배당 지급 의무가 있는 신종자본증권 대신 농금채 조달로 자본여력을 확대했다"며 "통상 9~10월은 채권시장 발행량이 몰리기 때문에 연초부터 여유롭게 발행물량을 확보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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