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Deal Story]영실업 험난했던 새주인 찾기…미래엔 품으로코로나19 여파로 매각가 '뚝' 무산 위기도

조세훈 기자공개 2020-09-16 08:50:0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5일 0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또봇’과 ‘콩순이’ 그리고 '베이블레이드'. 지금은 중년층이 된 이들의 추억의 장난감부터 요즘 어린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제품에 이르기까지 메가 히트작을 꾸준히 내온 완구업체. 바로 국내 1위 완구기업 영실업 히스토리다.

완구시장에서 공고한 지위를 유지한 것과 달리 외환위기(IMF) 이후 주인이 여러차례 바뀌었던 영실업은 최근에는 홍콩계 사모펀드(PEF)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에서 미래엔으로 경영권이 이전됐다. 2년 전 매각에 나설 당시만해도 4000억 이상으로 거론된 영실업은 결국 1480억원에 팔렸다. 거래 무산 위기를 거치며 또다시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됐다.

◇히트작 등에 업고 매각 개시…예상밖 험로

영실업은 1980년 출판사 계몽사의 자회사로 출발했다. 1997년 외환위기 여파에 따른 계몽사 부도로 외부에 팔린뒤 여러 손바뀜 끝에 2012년 12월 홍콩계 PEF인 헤드랜드캐피털에 약 600억원에 팔렸다. PAG는 2015년 4월 헤드랜드캐피탈로부터 영실업을 2200억원에 인수했다.

다소 비싼 가격에 인수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남아용 팽이 장난감 ‘베이블레이드 버스트’를 출시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매출 1900억, 영업이익 523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매출은 3년 만에 약 2.5배, 영업이익은 8배가 늘어날 정도였다.

실적이 최고조로 향하자 PAG는 2018년 하반기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BDA파트너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발송했다. 당시 PAG가 기대한 가격은 4000억~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전의 히트를 친 베이블레이드 버스트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됐다. 초이락컨텐츠팩토리의 터닝메카드 시리즈, 헬로카봇에 점차 밀리며 매출이 빠르게 감소한 탓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3% 가량 감소한 1295억원에 그쳤다.

실적 악화를 목도한 PAG는 기대수준을 낮춰 2000억 초반대에 매각 의사를 밝혔다. 가격이 합리적으로 조정되면서 새 인수 희망자가 나타났다. 사업다각화를 고민하던 미래엔이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19 변수로 거래 지연…가격 낮춰 결국 성사

교육·출판업을 영위하는 미래엔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기존 사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들자 새로운 수익 모델로 완구업을 낙점하고 영실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자금 부담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맺고 협상에 나섰다. 컨소시엄에는 미래엔 계열 PEF인 엔베스터와 중견 PEF 코스톤아시아가 참여했다.

지난 10월에는 영실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올초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당시 거론되는 거래 가격은 2000억원 남짓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협상이 안갯속에 빠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실업의 중국 일부 생산공장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되면서 생산 계획에 차질을 빚은데다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미래엔 컨소시엄은 완구업계 최대 성수기인 5월 잠정실적을 토대로 재협상 여부를 결정하자는 의사를 PAG측에 건넸다.

완구업은 '집콕' 육아로 인해 온라인 매출이 살아나면서 예상외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영실업의 상반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면서 지난 7월 협상이 재개됐다. 거시경제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신사업 진출 의욕이 강한 미래엔의 인수 의지가 다소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당초 금액보다 500억원 남짓 낮아진 1480억원에 최종 가격 협상이 이뤄졌다. PAG는 투자 원금보다 700억원 낮은 수준에서 매각을 결정해야 했지만 이미 배당을 통해 일정 수준 회수를 마무리 한 상태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영실업 투자에 쓰인 PAG 블라인드펀드가 높은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며 "영실업이 거의 마지막 포트폴리오인 만큼 청산 작업을 위해 원금 수준에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