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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외화 영구채 포문…뚝심으로 일군 데뷔전 [Deal Story]코로나19 악재 속 시장 회복 포착, 비대면IR 확산 효과도 '톡톡'

피혜림 기자공개 2020-09-17 15:56:3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7: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보험이 2년가량을 공들인 끝에 보험사 외화 신종자본증권(Tier1, 영구채) 발행 포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발행 여건이 녹록지 않았지만 꾸준한 시장 관찰과 적정 시기를 포착해 무난히 조달에 성공했다.

당초 각국의 입국 제한 조치 등으로 투자자 설득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으나 비대면 IR 확산에 힘입어 위기를 극복했다.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친 비대면 로드쇼로 동양생명에 대한 신뢰를 쌓아나갔다. 한국물(Korean Paper) 데뷔전에서 최대 10억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모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동양생명, 2년 기다림 끝에 외화채 데뷔 성공

동양생명은 이달 22일(납입일 기준)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15일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에 나선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30년이지만 5년 후 콜옵션 조건을 달아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였다.

발행 금리는 5.25%다. 다만 5년후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미국 5년물 국채금리에 4.981%가 가산된다. 발행 10년 이후부터는 매 5년 간격으로 1%씩 스텝업(Step-up) 금리가 붙는다.

동양생명은 이번 발행으로 2년여에 걸쳐 진행했던 한국물 데뷔전을 무사히 마쳤다. 동양생명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조달 준비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 보험사들이 외화채 시장에서 자본확충성 조달을 이어가자 동양생명 역시 외화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보험사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여건은 급격히 악화됐다. 연이어 보험사 물량이 쏟아지자 유통금리가 급등해 조달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됐다. 동양생명은 달라진 시장 환경을 고려해 외화 후순위채 발행으로 방향을 바꿨으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자 원화 후순위채 발행으로 선회했다.

다시 외화 시장을 겨냥한 건 올해 들어서다. 글로벌 채권시장 호황으로 금리 조건이 개선되자 올 4월 조달을 목표로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했다.

이번엔 코로나19 사태가 조달길을 막았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고조된 데다 각국의 입국 제한 정책으로 로드쇼 일정 등에 차질이 불가피해지자 시기 조율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시장 회복 포착, 비대면 IR 적극 활용…보험사 외화조달 재개

동양생명은 꾸준히 시장을 관찰하며 조달 시기를 기다렸다.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렸던 글로벌 채권시장은 올 4월 KDB산업은행과 국내 시중은행 달러채 딜을 시작으로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풍부한 유동성과 시장금리 인하 기조 등에 힘입어 7월에 접어들자 BBB급 민간기업까지도 조달 대열에 합류했다. 동양생명은 시장 회복은 물론 가산금리(스프레드) 축소세가 빨라진 틈을 노려 다시 발행 채비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로 가로막힌 로드쇼는 비대면 IR로 대체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까지만 해도 관련 업계에서는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등의 딜은 로드쇼가 필수적이라고 관측했다. 보험사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보험 자본에 대한 상세한 구조 설명 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동양생명은 외화채 초도 발행사인 탓에 투자자와의 대면 접촉을 통한 기업 설명이 더욱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로드쇼가 자리를 잡자 상황은 달라졌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비대면 NDR에 나서 투자자 설득을 시작했다. NDR에 이어 이달 프라이싱 전 로드쇼를 진행해 투심 잡기에 집중했다. 국내 생명보험사 최초의 코스피 상장사라는 점과 회사의 안정적인 영업력 등을 강조해 상환 안정성을 부각했다.

투자자들은 화답했다. 동양생명은 이달 15일 프라이싱(pricing)에서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로 5.375%를 제시했으나 투심에 힘입어 발행금리를 절감했다. 투자자 모집에서 최대 10억달러에 가까운 자금이 몰리자 금리를 소폭 내릴 수 있었다.

이번 딜로 2018년 이후 2년만에 국내 보험사의 외화채 딜이 재개됐다. 2018년 9월 한화손해보험이 외화 후순위채 프라이싱에서 유효수요 확보에 실패한 뒤 외화채 시장을 찾은 국내 보험사는 없었다. 마지막 딜은 2018년 5월 KDB생명보험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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