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IPO, 'EBITDA 흑자' 성과?…과도 반영 무게 금융리스상 '임차료 부담' 인식 못해…상장 밸류에이션 방식 주목
양정우 기자공개 2020-09-22 14:53:18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8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유 오피스 업체의 기업공개(IPO)가 이어지면서 비즈니스의 가치 산정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임대한 사무 공간을 재임대하는 전대차가 사업 모델의 골조인 터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는 수익성을 과도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회계상 리스로 표현되는 임대차는 국제회계기준(IFRS) 변경에 따라 금융리스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 과거 운용리스에서 단일 계정이던 임차료가 이제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와 리스부채 이자비용으로 나눠 계상된다. 이 때문에 감가상각비를 재산입하는 EBITDA를 쓰면 과거 임차료 계정이던 부담까지 수익 지표에 반영된다는 우려가 짙다.
◇공유오피스 EBITDA, 반쪽짜리 수익 지표…최대 부담 임차료 제외, IFRS 흑자 무의미
공유 오피스 비즈니스는 건물주와 5~10년 기간의 장기임대를 맺어 사무 공간을 확보한 후 고객에게 재임대해 마진을 남기는 사업이다. 중대형 면적은 물론 소규모 공간에 이르기까지 임대 규모와 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일반 오피스에 진입하는 게 어려운 스타트업과 운영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 등이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국내외 공유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 기업인 위워크를 비롯해 토종 업체까지 기업공개(IPO)에 나설 정도다. 패스트파이브가 상장 심사를 받고 있고 스파크플러스는 상장주관사를 뽑고 있다. IPO에 나선 만큼 상장 밸류에이션도 단연 관심사다.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등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기업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당기순이익이 적자여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에 고민이 깊다. 다만 사업 모델의 특성상 유독 EBITDA는 대규모 흑자로 집계될 가능성이 높다.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지난해 EBITDA(IFRS 기준)가 240억원 안팎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공유 오피스 기업이 EBITDA를 내세울 경우 장치 산업이 EBITDA를 쓸 때와 분명한 성격 차이가 있다. EBITDA는 영업이익(EBIT)에 감가상각비(DA)를 더한 지표다. 주로 대규모 감가상각이 이뤄되는 설비 산업에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데 쓴다. 대대적 투자로 이미 현금이 유출된 만큼 감가상각을 더하는 게 사업의 현금창출력을 드러낸다는 논리다.
반면 공유 오피스 기업은 금융리스 처리 탓에 EBITDA 산출시 일반 감가상각비뿐 아니라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까지 가산된다. 여기에 기준점도 순이익이 아닌 영업이익이어서 리스부채 이자비용마저 반영되지 않는다. 결국 과거 운용리스 방식 땐 임차료로 빠지는 비용까지 모조리 현금창출력으로 인식된다. 통상적인 설비 기업의 EBITDA와 전혀 다른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IFRS에 따라 금융리스로 회계 처리한 경우 일반적으로 쓰이는 EBITDA와 공유 오피스 기업의 지표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현금흐름표에서도 임차료는 영업현금흐름(CFO)뿐 아니라 재무현금흐름(CFF)으로 나눠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밸류 극대화, 'EV/EBITDA' 시도 가능성…미국 위워크 실패, 토종 IPO 성사 관심
IPO에 나선 토종 기업은 아직 상장 밸류를 책정할 가치 산정 방식을 확정하지 않았다. 패스트파이브는 한국거래소의 상장 승인을 기다리고 있고 스파크플러스의 경우 조만간 주관사를 확정할 방침이다.
다만 향후 IPO 밸류에이션을 시도할 때 'EV/EBITDA'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비즈니스 모델상 EBITDA 수치가 월등히 커 높은 밸류를 짜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IB업계에선 이 경우 금융리스의 EBITDA 성격 탓에 가치 산정의 적합성에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공유 오피스 상장사가 없는 탓에 상대적 가치평가의 피어그룹(비교기업)으로 업종의 성격이 상이한 기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공유 오피스 기업의 사용권자산 감가상각까지 가산한 EBITDA와 확연히 결이 다른 EBITDA가 비교 대상으로 짝을 이룰 여지가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매출비율(PSR)로 기업가치를 따지는 게 현실적 방안으로 여겨진다. PBR과 PSR로 밸류에이션 논리를 마련해도 피어그룹을 고르는 건 역시 쉽지 않은 숙제다. 글로벌 1위 위워크가 지난해 IPO에 실패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비교기업을 찾는 것도 녹록치 않은 작업이다.
시장 관계자는 "공유 오피스 기업의 상장주관사가 내심 밸류에이션 전략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목표 밸류를 쫓은 과도한 접근법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과 달리 한국 투자자는 공유 오피스 기업을 투자처로 받아들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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