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산업 '50억 CB 발행' 유동성 활로…부채 축소 '숙제' 구매자금 대출 등 단기차입금 약 1200억, 이자 비용으로 소진
김형락 기자공개 2020-09-25 09:34:5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3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삼보산업'이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단기유동성을 확충했다. 하지만 과도한 차입금 부담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단기차입금 위주 재무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자 비용으로 유동성을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알루미늄 합금 제조업체 삼보산업은 지난 21일 50억원 규모 2회 CB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CB 투자자는 한국투자증권(20억원), 미래에셋대우(10억원), BNK투자증권(10억원) 등이다.
CB 발행 전까지 삼보산업의 현금 여력은 넉넉하지 않았다. 지난 6월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억원에 불과했다. 이번 CB 발행으로 버진(Virgin), 알루미늄 스크랩(Al-Scrap), 메탈실리콘(M-Silicon) 등 원재료 구매 대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보산업은 차입금 위주의 재무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차입금보다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다. 지난 6월말 별도 기준 단기차입금은 1218억원이다. 자본총계(228억원)의 5배 이상이다. 구매자금 등을 단기차입금으로 마련하고 있다. 부산은행에서 받은 구매자금 대출만 711억원(이자율 3.12~5.38%) 규모다. 반면 장기차입금은 195억원 수준이다.
차입금 규모만큼 이자 지출도 많다. 매년 현금 80억~90억원이 이자비용으로 빠져나가 가용자금 규모를 줄이고 있다. 2019년 삼보산업 별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80억원 유입으로 나타났지만, 1년 동안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억원에서 4억원으로 감소했다. 재무 활동에서 대부분 현금이 유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자 지급 명목으로 84억원이 차감됐다.
올해 상반기 현금흐름도 마찬가지다. 별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51억원 유입을 기록했지만, 재무 활동 현금흐름에서 144억원이 유출됐다. 차입금 유입(562억원)보다 차입금 상환(657억원) 규모가 약 95억원 더 컸고, 이자 지급 항목으로 37억원이 마이너스(-) 현금흐름으로 나타났다.
재무지표 안정성은 떨어진다. 개선 추세도 더딘 편이다. 상반기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806%다. 통상적인 적정 부채비율은 200% 이하다. 2013년 지금은 종속회사(지분율 71.27%)인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삼보오토(비상장) 인수자금 300억원, 서산공장 건설 투자금 약 400억원, 진해공장 이전을 위한 밀양 산업단지 조성 투자금 약 200억원 등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대금을 차입 조달한 뒤 과중한 차입상태를 보이고 있다.
단기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지난 6월말 별도 기준 50%다. 2011년 91%를 기록한 이후 50~80%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유동부채(1년 내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값이다. 유동비율이 100%보다 낮으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으로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부채를 갚지 못할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삼보산업은 지난해부터 부채 감축에 매진하고 있다. 2019년 1월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2공장을 매각해 22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썼다. 진해 3, 4공장과 밀양 조성부지를 매각(총 101억원 규모)해 추가로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다.
이번 CB 발행 이후 주식 전환을 통한 자본 확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회 CB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방안으로 전환청구권 행사가 유력하다.
삼보산업 관계자는 "2회 CB 발행은 내부적으로 경영진이 결정한 사안"이라며 "조달 자금은 원재료 구입에 쓰겠다"고 말했다.
삼보산업은 사용된 알루미늄을 수거 후 재용해해 알루미늄 합금제품을 만들고 있다. 합금제품은 대부분 자동차 부품 소재로 쓰인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한 1492억원, 영업이익은 17% 증가한 41억원을 기록했다. 알루미늄함금괴 제품 매출(1179억원)이 전체 매출에서 90% 이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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