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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코코본드 '봇물', 코로나19 트리거 [Market Watch]자본확충 '용이', 규제 대응 효과도…고금리는 부담

이지혜 기자공개 2020-09-24 14:43:48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3일 06: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가 발행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이 봇물을 이뤘다. 지난해 연간 발행규모를 추월했다. 역대 최대 기록을 이미 경신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대출 규모가 불어나는 것은 물론 리스크가 커지면서 재무적 버퍼를 확보하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규제가 강화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이 BIS총자본비율을 눈여겨 보는 상황인 데다 베일인 제도 도입 등에 따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조달여건도 금융지주에 유리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 발행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재무적 버퍼 확보에 가속도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금융지주가 발행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은 모두 4조2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발행사는 모두 7곳이다. 지난해 연간 발행량을 넘어섰다. 2019년에는 7곳의 금융지주가 3조5300억원 규모로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올해 역대 최대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에 저금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금융지주들이 재무적 버퍼를 확보하는 데 가속도를 냈다”고 분석했다. 신종자본증권 등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은 이익이 늘어나거나 증자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배구조 변화 없이 자본을 확충할 수 있어 각광받는다.

올해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한 금융지주 대부분이 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문제는 은행들은 현재 코로나19 관련 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 BIS총자본비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15.41%에 이르던 국내은행 BIS총자본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4.53%가 됐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들의 조달 속도도 한층 빨라졌다. 1분기 말까지만 해도 은행금융지주의 평균 BIS비율은 13.2%(나이스신용평가 기준)로 지난해 말보다 0.1%P 더 떨어졌다. 그러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대규모로 발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면서 13.8%로 개선됐다.

◇예견됐던 발행증가? 저금리 호재까지

코로나19 사태는 표면적 이유일 뿐이라는 시선도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8년 베일인(Bail-in)과 베일아웃(Bail-out)제도 이슈가 불거지면서 금융지주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왔다”며 “지난해에는 은행들이 신종자본증권 등을 발행하는 데 바짝 고삐를 죄었는데 올해는 금융지주가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베일인 제도는 채권자 손실부담 제도를 말한다. 부실금융회사가 회생하고 정리되는 과정에서 정부가 구제금융을 지원하기 전에 주주나 채권자가 먼저 손실을 흡수하고 자본 재확충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정부는 2018년 하반기 이 제도를 도입하려 했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글로벌 대형 은행그룹을 대상으로 후순위성 손실흡수력 인정기준으로 BIS총자본비율 16% 이상을 적용했다. 국내에도 이런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은행과 금융지주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을 시작으로 금융지주까지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에 팔을 걷어붙였다는 것이다.

또다른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권을 향한 규제수위를 꾸준히 높이고 있다”며 “BIS총자본비율이 2018년 최고치를 찍었다가 떨어지는 상황을 놓고 금융지주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BIS총자본비율을 대형은행은 11.5% 이상을 맞추도록 규제하고 있다. 비록 규제 수준은 한참 웃돌지만 비율이 떨어지는 것 자체에 정부가 눈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도 좋았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다. 올 들어 발행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가운데 신종자본증권 표면이율은 대부분 3.5%대 이내에서 정해졌다. 메리츠금융지주만 4%를 넘었다. 이런 기조는 지난해에도 마찬가지다. 반면 2018년에는 표면이율이 대부분 4%를 넘었으며 때때로 5.5%에 이르기도 했다.

◇이자부담 커진다, 부메랑 위험도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이 자본을 편리하게 확충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그림자도 있다. 정주리 예금보험공사 선임조사역은 “코로나19로 금융권 실적 악화우려가 있는 데다 주요 자회사의 이익 유보 유인이 커졌다”며 “높은 배당부담에 따른 유동성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경영실적과 상관없이 고금리의 확정배당을 지급해야 한다. 발행량이 늘어날수록 이자(배당) 압박이 커진다. 실제로 금융지주는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의 5.5%에 해당하는 2477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일부 지주사는 이런 비율이 20%가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이 위기상황에 몰리면 위험이 확산되는 경로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 연구원은 “지주사가 시장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량 계열사에서 얻는 배당수익을 늘릴 수도 있다”며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높은 지주사일수록 이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과도한 배당 압력을 행사하면서 그룹에 연쇄적 자금 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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