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외화채 발행 포문…국내외 조달 여건은 [Market Watch]글로벌 수요 회복, 원화 양극화 뚜렷
피혜림 기자공개 2020-09-25 14:36:0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4일 0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보험이 외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조달길을 다시 열었다. 국내 채권시장의 투심 양극화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성 조달이 녹록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동양생명보험은 22일(납입일 기준)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앞서 동양생명은 15일 진행한 프라이싱에서 발행액 이상의 투자 수요를 모아 무난히 완판에 성공했다.
◇동양생명, 2년만에 보험사 외화 조달 재개
이번 딜로 동양생명보험은 2년만에 보험사 외화채 조달의 물꼬를 텄다. 당초 국내 보험사는 원화와 외화채 시장 양측을 활용한 자본확충에 속도를 높였다.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으로 2021년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급증할 부채 규모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원화는 물론 시장 규모가 큰 외화채 시장을 공략해 적극적인 자금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유통금리 상승 등으로 외화 조달 여건이 악화되자 2018년 KDB생명보험 딜을 끝으로 보험사들은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에 나서지 않았다. 보험사들의 잇딴 채권 발행에 조달 금리가 상승한 데다 원화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로는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았다.
2018년 KDB생명보험 이후 외화 후순위채 조달 채비에 나섰던 흥국화재해상보험과 한화손해보험 딜이 깨진 배경이다.
국내 발행 여건이 악화되자 외화채 조달의 메리트는 커지고 있다. 최근 보험사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의 주요 투자층인 리테일 수요 위축으로 미매각을 겪는 보험사들이 속출했다. 올 7월과 이달 각각 흥국화재와 푸본현대생명보험이 원화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미배정을 경험했다.
◇원화 조달 쉽지 않네…수요 감소 관측도
물론 신한생명보험 등 영구채 발행에서 흥행을 기록한 곳도 있다. 신한생명보험의 경우 AA급 우량 크레딧물이었던 데다 은행계라는 안정성을 인정받은 점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사실상 현재 국내 시장은 우량 크레딧과 은행계라는 안정성을 갖춘 일부 보험사에 한해서만 조달이 가능한 모습이다.
다만 이번 딜을 시작으로 국내 보험사들이 다시 외화채 발행에 적극 나설 지는 아직 미지수다. 동양생명보험의 달러채 쿠폰금리는 5.25%로, 원화 환산시 4%대 후반대로 추정된다. 국내 투자자 모집이 어려울 경우 외화채 시장의 완판 메리트가 충분하지만, 금리 측면에서의 이점을 확인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올 6월 막이 오른 공동재보험 등장으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성 조달이 주춤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동재보험으로 전환시 보험사들은 지급여력제도(RBC) 산출시 금리위험 등이 제외된다는 점에서 자본확충 부담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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