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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폭탄 맞은 보나비, 모기업 대한제분 '부담' 점포확대 전략 탓, 자본잠식 목전…부채비율 500%, 지급보증 한도 확대

최은진 기자공개 2020-09-29 08:09:3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제분의 종속기업인 보나비가 회계기준 변경으로 부채부담이 커졌다. 리스부채가 약 350억원 반영되면서 부채비율이 178%에서 500%로 급증했다. 영업환경 악화 등으로 만성적자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조달까지 우려해야 할 처지다.

결국 모기업인 대한제분이 지급보증 등으로 우회적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대한제분 자체적으로도 차입금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나비에 대한 지원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제분은 '곰표' 밀가루 브랜드로 유명하다. 연간 9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3위 밀가루 업체다. 1953년에 설립된 후 수십여년간 명맥을 유지하다가 2000년대 들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다양한 투자를 이어갔다. 현재 24곳의 기업 및 펀드에 투자하고 있고 이 중 대한사료·대한싸이로·우리와·보나비 등 6곳의 종속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보나비는 커피 및 베이커리 브랜드인 '아티제'를 운영하는 회사로, 2012년 호텔신라로부터 인수했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논란으로 호텔신라가 매물로 내놓자 대한제분이 지분 100%를 302억원에 매입했다. 소맥분에 쏠렸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차원에서다.

대한제분 품에 안긴 보나비는 매년 외형성장을 이뤘다. 인수 초창기 360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지난해 900억원으로 확대됐다. 자산총액은 245억원에서 816억원으로 증가했다. 인수 후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두배 가량 확대하기도 했다.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면서 투자를 가속화 했다. 매장수도 인수 초창기 20여곳에 불과했지만 현재 67곳으로 세배 늘었다.

하지만 외형성장 만큼 실적이 뒷받침 해주지 못했다. 거의 매년 2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났고 2018년을 제외하고 순손실도 이어졌다. 초기 안착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꽤 오랜 시간 부진했다. 대한제분이 지난해까지 손상차손으로 반영한 규모만 300억원에 달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회계기준 변경 이슈까지 맞닥뜨렸다. 지난해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 1116호는 모든 리스계약을 동일한 방식으로 회계처리 하도록 규정했다.

향후 지급해야 할 리스료의 현재가치를 리스부채로 계상하고 리스부채 측정금액에서 선급리스료, 리스개설직접원가 등을 가감해 사용권자산으로 인식하는 방식이다. 기존 영업비용으로 처리되던 매월 리스료는 사용권자산의 감가상각비와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별도 처리된다.

보나비가 하는 카페 및 베이커리 사업은 오프라인 점포 중심이기 때문에 리스활용이 불가피 하다. IFRS 1116호의 영향을 상당부분 받을 수 밖에 없는 업종이다. 더구나 사업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매장수를 늘렸기 때문에 타격이 있는 건 당연한 결과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는 680억원으로 전년도 267억원과 비교해 세배 가량 증가했다. 장단기 리스부채로 인식된 규모만 350억원에 달한다. 회계기준 변경 전 부채총계 이상의 부채가 반영된 셈이다. 여기에 적자 실적탓에 줄어든 유동성으로 단기차입금도 37억원 가량 늘었다. 부채비율은 179%에서 499.4%로 두배 이상 확대됐다.

리스부채 폭탄에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까지 가중되면서 영업환경이 더 어려워졌다. 올해 상반기 보나비는 매출 424억원, 당기순손실은 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2억원 늘었지만 순손실은 24억원 확대됐다. 매장수가 늘어난 것 치고 매출성적은 고전했고 고정비 부담에 따라 순손실은 더욱 커졌다.


이 여파로 부채총계가 700억원으로 더 불어나면서 자본잠식까지 목전에 두고 있다. 모기업인 대한제분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을 끌어 써야 하는데 높은 부채비율로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대한제분은 다각도로 보나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단 지급보증을 활용해 취약한 보나비의 신용을 보강하고 있다. 대한제분은 올들어 보나미에 대한 지급보증 한도를 210억원에서 260억원으로 올렸다. 차입금 한도는 200억원에서 270억원으로 늘렸다. 대한제분이 보유한 단기금융상품 605억원을 담보로 제공했다. 전년도 말보다 제공한 담보를 200억원이나 늘렸다. 보나비가 차입을 갚을 때까지 쓸 수 없는 돈이다.


대한제분의 별도기준 재무구조는 아직까지 꽤 우량한 상황이지만 차입금이 급격하게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된다. 지난해 말 71억원에 불과했던 총 차입금 규모는 올해 6월 말 410억원으로 급증했다. 단치차입이 300억원 가량 늘어난 결과다. 대한제분 역시 자금조달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얘기다. 보나미의 재무부담이 대한제분 입장에서도 꽤 버거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제분 내부 관계자는 "보나비가 꽤 공격적으로 점포확장에 나섰지만 코로나 이슈와 회계기준 변경 건 때문에 실적이 꽤 부진하고 재무부담이 악화됐다"며 "대한제분이 모기업이기 때문에 지급보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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