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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빈 수협은행장 "중앙회의 뜻대로…연임 포기" 행추위 지원자 모집에 서류 접수 안해, 관출신 유입 가능성

손현지 기자공개 2020-09-25 17:18:2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차기 행장 선임에 도전하지 않은 이유를 직접 밝혔다. 최대주주 수협중앙회의 의중에 따랐다는 것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보유한 현 행장이 차기 행장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최종 행장 후보 라인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행장은 25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행장 공모에 접수하지 않았다"며 "대주주인 수협중앙회의 의중에 따라 연임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퇴임 뒤 거취는 확실히 정하지 못한 상태다. 연임 의지가 컸던 만큼 금융업권 내에서 역할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은행장의 경우에 한국금융연구원에서 1년간 고문직을 맡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포함해 여러 방편을 앞으로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우선 이 행장은 부임 때부터 계파가 모호하게 분류되던 인물이다. 1983년 옛 상업은행에 처음 입행해 우리은행에서 수년간 영업본부, 검사부, 기업금융, 여신 등 굵직한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내부 승진도 관료 출신도 아닌 제3의 인물이었던 셈이다. 민간은행 출신이 수협은행장이 된 유례없는 경우였다. 오롯이 정통 은행맨이라는 경쟁력 만으로 선임된 경우다.

민간은행 출신 행장의 탄생은 당시 이원태 전 수협은행장의 후임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수협중앙회와 정부부처(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간 이견이 지속된 영향이다. 중앙회는 수협 내부 출신 경영전문가를 원했고, 나머지 정부부처는 관료출신 인물을 지지하며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수협은행 행추위의 의결구조는 총 5명 중 4명의 찬성이 이뤄져야 한다. 수협법에 따라 행추위는 수협중앙회 추천 인물 2명과 해수부·기재부·금융위 등 정부부처가 각각 추천한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당시 3대 2로 의견이 갈리면서 4표 이상의 표심이 한 후보자로 향하지 못했다.

이동빈

반년 동안 갈등 끝에 결정된 인물이 바로 이 행장이었다. 중앙회와 정부 양측의 접점에 놓인 인물이었던 셈이다. 양측이 팽팽한 기싸움 끝에 얻어낸 타협점이기도 했다.

선임 당시 이 행장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앞서 우리은행에서도 리스크관리, 체질개선 등의 성과를 낸 만큼 수협은행의 수익성 개선에 일조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무엇보다 수협은행의 경우 공적자금 상환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이 행장의 어깨가 무거웠다.

실제로 지난 3년여간 이 행장은 많은 성과들을 내왔다. 무엇보다 중장기적 관점의 체질 개선을 전면에 내세우며 리테일(소매금융) 위주의 경영전략을 보여왔다. 중앙회를 지원하는 수익센터로서 기능을 강화하고 기업여신 비중도 늘렸다. 기업대출, 기관영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취급해온 탓에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의 부담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업대출에 편중됐던 사업방향을 주택담보대출이나 소호대출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자산 포트폴리오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그 결과 지난 2016년 기준 77%, 23%였던 기업·가계여신 비중이 최근 55%, 45%로 변화하기도 했다. 2018년까지는 포트폴리오 개선과 함께 건전성 지표도 좋아졌다. CEO성과지표였던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대출채권비율(연체율)도 개선됐다.

그러나 작년부터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수협은행의 순이익은 2018년 2304억원에서 작년 말 219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순이자마진(NIM)은 1.37%로 전년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1038억원으로 전년 대비 대폭 줄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수협 내부에서의 평가도 긍정적이지 않았다. 이 행장이 비록 중장기적인 체질 개선 차원에서 경영전략을 수립했지만 공적자금 상환이 가장 시급한 중앙회와의 이해관계가 사뭇 달랐다. 중앙회로선 이익잉여금 창출이 더 우선시 되는 가치였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은 작년 CEO성과평가에서도 RAROC 등 하락으로 그닥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며 "그간 이 행장이 중앙회로부터 적지 않은 퇴임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 행장의 이탈로 이제 시선은 후임자가 과연 누가 될 것인지로 쏠린다. 이 행장의 임기는 내달 24일까지다. 이에 따라 수협은행은 이달 11일 행장선임 절차를 개시하고 후임자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현재 공모를 통해 차기 CEO 후보자를 모집 중이다. 지난주 2차 논의를 통해 이번 수협은행장 후보 선출 방식을 공개 모집으로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21일부터 5일간 공모 참여자 접수를 받아왔다. 행추위는 내달 8일 서류합격자를 발표하고 12일 면접을 진행할 계획이다.

수협은행 행추위 관계자는 "이번 행장 공모에 지원한 후보들에 대해선 대외적으로 공개할 지 여부를 논의 중"이라며 "응모자의 성명이나 연령, 주요 경력 정도는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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