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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어깨 무거워진 윤현석 LG화학 상무, '물적분할' 설득 난제LG화학 디스카운트 우려 확산, 기관투자자 주주행동 검토도

이아경 기자공개 2020-10-05 09:28:2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문 물적분할을 앞두고 윤현석 IR담당 상무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물적분할을 발표하는 과정부터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다 투자자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물적분할 승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민연금, 기관들에 대한 부단한 설득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지난 17일 오후 1시 배터리 사업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물적분할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LG화학의 주가를 밀어올렸던 배터리 사업이 분사된다는 소식에 주가는 요동쳤고 결국 6.11% 하락한 64만5000원에 마감했다. 배터리 없는 석유화학 주식에 불과하다고 본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매도한 탓이다.

LG화학은 장 마감 후 물적분할과 관련한 컨퍼런스 콜을 개최했으나 대상은 외국인과 기관에 한정됐다. 개인투자자들로서는 회사 측의 설명을 다음날 언론 보도를 통해서 접할 수 있었다. 그간 적극적인 IR로 투자자들에게 호응을 받았던 것과는 달리 민감한 주제에서는 개인투자자들만 배제된 셈이다.

최근 LG화학 주가가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화학 입장에서는 배터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흑자를 내며 분할 적기로 판단했을 수 있지만 배터리 사업만 믿고 달려들었던 주주들 입장에서는 갑작스레 간접적으로 배터리 회사를 소유하는 상황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LG화학이 추진하는 물적분할은 기업의 자산, 부채 등 재산만 분할해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기존 LG화학은 분할로 떨어져 나가는 신설 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한다. 분사가 완료되면 ㈜LG-LG화학-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된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주주 행동을 검토할 정도로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민감한 부분은 신설법인의 기업공개(IPO)다. 인적분할이 아니기 때문에 신설법인의 주식을 직접 갖지 못하는데다 IPO를 통해 직접 신설법인에 투자할 길이 생긴다면 기존 LG화학 주식은 '디스카운트'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상 지주사들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다만 LG화학은 IPO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최소 준비기간도 1년은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LG화학은 지주사인 ㈜LG가 33.3%, 국민연금이 10.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주주 비중은 36.9%다. 분할을 위한 특별결의 요건이 '전체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 참석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임을 고려하면, 찬성 지분율 56.7%가 필요하다. 특히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마음을 잡는 것이 우선순위일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윤 상무를 비롯한 LG화학 IR부문이 다음달 30일 열릴 분할승인의 건 임시주주총회까지 투자자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이미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LG화학과의 미팅에서 신설 배터리 회사의 IPO 시기 연장 등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 만큼 IR의 임무는 어느때보다도 막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상무는 2019년 말 IR담당 상무로 승진하며 회사의 첫 IR담당 임원 자리를 꿰찼다. LG디스플레이에서 넘어와 10년째 IR만 담당한 'IR 전문가'로 통한다.

앞서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2018년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금융담당에 속해있던 IR팀을 별도의 IR담당 조직으로 격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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