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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사모운용사 '옥석 가리기' 기준 고심 컷오프·등급제·한도제 등 다양한 방식 '검토'…중소운용사 타격 '불가피'

김진현 기자공개 2020-10-08 07:58:33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6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사모펀드 판매 기준을 정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증권사 자산관리(WM) 부문 수익의 큰 축이었던 사모펀드 판매 재개를 위해 각사별로 내부 기준을 정하는 중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사모펀드 판매 기준 마련을 위해 여러 자산운용사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연기 사건을 계기로 무분별하게 사모펀드를 판매해선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 이후 운용역들의 책임운용 여부와 재무적 건전성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은 운용규모, 연혁, 운용성과, 금융사고 유무 등을 중점적으로 사모펀드 판매 기준을 정하고 있다. 운용 전략, 투자 대상 등을 점검해 판매하던 전과는 다른 분위기라는 게 운용업계의 설명이다.

증권사들은 각 운용사별로 기업설명자료 등을 요청하고 미팅을 진행하는 중이다. 특히 예전에 잘 묻지 않았던 타 운용사 대표이사의 평판, 운용철학 등을 물으며 신중하게 운용사 옥석가리기에 나서고 있다.

운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검토 중인 사모운용사 선별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일정 규모 이상 자산을 운용하는 사모운용사만 골라내 점검하는 '컷오프' 방식과 운용사를 특정 기준에 따라 등급별로 나누는 '등급제' 방식이 유력하게 논의되는 중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운용사별로 판매 한도를 정해놓는 '한도제'까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용사 펀드 사고가 다른 펀드로 이어지는 연쇄작용을 막기 위해 운용사별 판매 규모를 정해놓겠다는 것이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를 선별해 펀드를 판매해도 환매연기나 중단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라며 "운용사를 골라내 회사별로 펀드 판매 한도를 정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운용업계에서는 어떤 형태로 적격 사모운용사를 정하던 간에 중소형사가 영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정 기준을 미달하는 운용사는 판매사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B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컷오프제가 도입된다면 사실상 영업활동이 불가능해진다"라며 "전문사모 자격을 반납하고 고유재산 운용 형태로 돌아가는 게 나을 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모펀드 판매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산운용사의 운용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판매사의 리스크로 전이되는 과정을 겪다보니 판매 프로세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운용사의 자본금 규모라던지 대주주가 누구인지와 같은 객관화할 수 있는 지표들을 중심으로 해서 사모펀드 판매 프로세스를 강화하려고 계획 중이다"라며 "운용사의 운용 리스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사모펀드 판매 과정을 점검하고 있고 리스크 취약점을 보완하는 중이지만 특정 방식으로 운용사를 걸러내려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모펀드 전수조사 등을 지켜보며 향후 판매할 상품의 판매 기준을 정하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증권사들 입장에서도 자산관리 사업부문의 큰 수익원이었던 사모펀드 판매를 사실상 중단된 채로 둘 수 없기 때문에 판매 과정을 손질하는 것이다. 프라이빗뱅킹(PB)센터 등 영업점 직원들도 영업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B증권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판매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리스크 취약점을 보완해서 판매 재개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라며 "여러 안을 놓고 고심 중이기 때문에 특정 방식을 정해놓고 의견을 구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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