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두산그룹 구조조정]두산퓨얼셀 지분 털어낸 오너일가, 두산중공업에 올인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 47%→14%로 감소

이아경 기자공개 2020-10-08 14:19:57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6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남은 두산퓨얼셀 주식을 더 처분했다. 오너 일가가 지분을 가장 많이 들고 있었던 두산솔루스를 매각한데 이어 두산퓨얼셀까지 털어낸 것이다.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두산퓨얼셀은 6일 박정원 회장 외 9인이 두산퓨얼셀 보통주 560만주(10.09%)를 블록딜로 매각했다고 밝혔다. 주당 3만5465원에 처분해 약 1986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매매 결제일은 8일이며, 결제 후 최대주주인 ㈜두산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65.08%에서 54.98%로 감소한다. 당초 오너일가가 블록딜을 위해 내놓은 물량은 두산퓨얼셀 총 발행주식의 19.7%인 1093만주 가량이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주문은 전체 물량 중 절반에 불과했다.

오너 일가가 블록딜을 추진한 이유는 현금을 마련해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달 4일 박 회장을 포함한 오너가 13명은 두산퓨얼셀 지분 23%(보통주)를 두산중공업에 무상 증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담보 설정 해지가 필요했던 셈이다.

지난달 11일 공시된 두산퓨얼셀의 주식 등 대량 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두산 및 특수관계인들은 보유 주식 약 3855만주 가운데 53.65%를 담보로 맡긴 상태다. ㈜두산과 박 회장 등 주주 32인은 지난 3월 26일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과 두산중공업의 대출한도 3조원에 대한 후순위 주식근질권설정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오너 일가가 블록딜로 확보한 약 2000억원의 자금으로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하고 연말까지 23%의 지분을 두산중공업에 넘겨줄 경우, 두산퓨얼셀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47.03%(㈜두산 지분 제외)에서 13.94%로 감소한다. 반면 두산중공업을 이를 통해 두산퓨얼셀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두산은 18.05%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내려간다.

오너 일가로서는 두산중공업의 정상화를 위해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을 모두 내어준 셈이 됐다. 두 회사는 두산그룹 계열사 중에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가장 높았던 곳으로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던 회사였기 때문이다. 앞서 박 회장 등 대주주들은 지난달 두산솔루스 지분 34.88%(4604억원)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 지분을 받아 자본확충 효과는 물론 수소 등 신재생 관련 사업의 시너지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두산중공업은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생산, 가스터빈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소터빈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의 대주주로서 연료전지(440kW)부터 풍력(3~8MW급), 중소형원자로(SMR, 단위 60MW), 가스터빈(270MW, 380MW)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발전기술 라인업도 구축하게 된다.

투자은행(IB) 일각에서는 ㈜두산이 두산퓨얼셀 지분 18.05% 전부를 두산중공업에 현물출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에 넘기는 퓨얼셀 지분만큼 두산중공업 지분을 받는 구조다.

이 경우 ㈜두산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지배력을 더 높이고,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에 대한 지분율을 40% 넘게 확보해 회계상 종속기업으로 편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이후 두산의 지배구조가 '㈜두산→두산중공업→두산퓨얼셀'로 바뀌는 것이다.

다만 두산그룹은 블록딜 외에 추가적인 두산퓨얼셀 관련한 지분 변동 사항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블록딜에 포함된 보호예수 조항에 따라 잔여 지분 54.98%는 앞으로 3개월동안 매매가 금지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