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0월 12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펀딩 과정에서 투자유치 사실이 알려진 것만으로 많은 해외 외국계 벤처 캐피탈로부터 제안서를 받았다. 해외 VC들이 먼저 접근해 오는 것은 경험상 매우 드문데 우리뿐 아니라 최근 펀딩을 진행한 다른 바이오벤처도 비슷한 제안을 받았다."최근 항암신약 중심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프리IPO를 타진한 바이오벤처 대표의 이야기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속에서 국내 진단키트업체들이 선전한 덕을 봤다고 덧붙였다. BTS의 성공이 K-POP의 부흥과 국위선양을 내포하는 매커니즘과도 일면 닮았다.
국내 바이오의 아이콘이 된 진단키트는 해외 투자자의 눈을 돌리고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넛지(Nedge)' 역할을 했다. 최근 들어 해외 VC들의 바이오벤처에 대한 러브콜도 활발하다. 그러나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해외 기업의 국내 바이오 투자는 '뉴스거리'였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임상 3상을 앞둔 국내 몇몇 바이오테크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을 두고 국내 업계가 보인 반응이 좋은 사례다. 당시 업계에선 '블랙록이 K바이오에 투자했다'는 현상 자체에 주목했다. 블랙록이 최근 헬릭스미스 지분을 정리할 때도 투자 과정, 배경보다는 손절매 자체에 시선이 쏠렸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을 'K바이오'라 부른다. K바이오는 업계에서 중의적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세계에서 위상을 드높이는 산업을 지칭한다. 잘 알려진 개념이다.
무시할 수 없는 다른 의미도 있다. '한국식'이란 꼬리표를 달고 국가 정책과 결부돼 결국 지리멸렬해지거나 실패한 여러 산업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와 자조가 담겼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의 투자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두고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것도 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어느 애널리스트의 '바이오는 원래 그렇다'는 내용의 투자보고서가 공개됐다. 작년 임상 3상기업의 연이은 실패로 인해 업종주가가 하락한 국내 바이오섹터와 1980년대 미국 바이오 초창기 시절을 빗댔다. 당시 미국 또한 별다른 내재가치 변화 없이도 주변 기업의 임상 실패로 업종 전체 주가가 요동치곤 했다.
보고서는 미국 바이오시장은 당시부터 2020년 현재까지 100배 이상의 주가 상승을 해냈다고 말했다. 한국 바이오섹터도 미국 바이오 산업 성장 패턴을 따라가고 있고 미국과 같은 성장이 기대된다는 내용으로 갈무리했다.
당시 보고서를 두고 업계에선 빈약한 근거로 투심만 자극한단 비판이 나왔다. 시장은 진단키트업체의 수익 영속성을 두고도 꾸준히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이 혼란한 시국을 겪고 나니 필부는 읽지 못한 본류를 파악한 통찰이 엿보인다거나 '재평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바닥 뒤집듯 하는 평가는 어디까지나 외부인의 몫이다. 이미 자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K바이오는 원래 그랬듯 성장을 위해 달려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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