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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완구 위기진단]동아연필, 믿었던 수출 '흔들'…빛보는 곳간 관리 정책③수출 비중 70%→60% 하락, 품질 경쟁력 앞세워 위기 돌파

박규석 기자공개 2020-10-21 08:07:00

[편집자주]

문구·완구업계가 경기침체와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문구는 문서 자동화와 학령인구 축소, 완구는 저출산 등의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경쟁력 강화에 힘쓰며 위기 탈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더벨은 문구·완구업체의 위기와 성장 전략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5일 09: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구 수출 강자로 유명한 동아연필의 해외 경쟁력이 무너졌다. 내수 시장의 침체기 속에서 수출을 통해 실적을 방어해왔지만 이마저도 힘을 잃으면서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수출 비중이 높은 동아연필의 수익성을 더욱 옥죄고 있다.

동아연필은 1946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문구사로 1963년 연필 수출을 시작했다. 이후 문구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1974년 동아교재를 설립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중성펜 마이겔과 향기나는 미피펜, 세라믹 샤프심 등이 있다.

◇내수에 이은 해외 ‘적신호’

국내 문구 산업을 개척한 동아연필의 성장 속도는 빨랐다. 1960~1970년대에는 국내 필기구 시장에서 점유율을 70%나 차지하기도 했다. 1990년 문구 제조용 사출설비 시설을 갖춘 동아엔지니어링을 설립해 기술 개발과 품질 개선에도 역량을 모았다.

내수 시장의 기반을 다진 동아연필은 1999년 중국 광저우에 '광주동아문구'를 설립하며 글로벌 진출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중국을 해외 진출에 전진기지로 삼은 동아연필은 적극적으로 해외 공략에 나섰다. 2006년 개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50%를 넘어섰고, 2010년에는 2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는 전 세계 70여 개국에 진출해있다.

동아연필의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은 내수 시장에 찾아온 불황을 견딜 수 있는 든든한 버팀 몫이 됐다. 문구업계는 2000년대 이후 학령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필기구 등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동아연필 역시 개별 기준 매출이 2011년 474억원을 기록한 후 점차 감소했지만, 수출 규모를 260억원~310억원으로 유지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문구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동아연필의 해외 매출 비중은 더욱 증가했다. 2017년에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 72%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해외 매출이 급락하면서 동아연필의 수익성 역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동아연필의 2018년 수출 규모는 198억원으로 1년 새 29% 줄었다. 지난해 역시 157억원에 불과했고, 수출 비중 역시 70%규모에서 60%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95억원과 103억원에 머물러 전체 매출의 하락을 막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개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4%나 쪼그라든 1억6000만원에 머물렀다. 다만 공정효율화 등의 비용절감을 통해 순이익은 1년 새 39% 감소한 24억원을 기록했다.

동아연필은 해외 매출이 줄어든 이유가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던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동아연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국내 문구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한 영향이 있다”며 “수출의 경우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던 물량을 동남아 지역 등으로 돌리면서 매출이 줄어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품질 경쟁력 강화로 위기 돌파 할까

동아연필은 매출이 줄어든 현재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품질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할 계획이다. 신규 사업을 위한 이종산업 진출 등의 전략보다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문구 등의 영역에 역량을 모을 예정이다.

동아연필이 신규 사업에 진출하지 않는 배경에는 높은 국내 시장 점유율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력이 녹아있다. 동아연필은 문구 업계에서도 연구·개발과 품질관리가 뛰어난 기업 중 한 곳이다. ISO9002와 ISO140001, ACMI 등의 품질·안전 국제인증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무차입 기조를 유지중인 재무 전략도 동아연필의 위기 극복 열쇠 중 하나다. 동아연필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680억원이다. 이중 차입금은 10억원에 불과해 현금 여력이 충분한 상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역시 5.1%로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동아연필 관계자는 “현재 문구시장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급작스럽게 신사업 등을 진행하기보다는 기존에 가진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노력할 방침”이라며 “재무건전성의 경우 IMF 이후 부채와 차입 등을 줄이고 현금 보유량을 늘려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만들려는 노력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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