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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장 관피아 회귀? "힘있는 구원투수 절실" 전금법 개정·대출 규제 등 위기감, 정부 타협 가능한 인사 필요성 대두

손현지 기자공개 2020-10-19 07:56:42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6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 인사들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최근 빅테크와의 경쟁, 코로나19로 인한 규제 강화 등 은행권 난제가 많아진 탓에 정부 측에 은행업권의 의견을 적극 개진할 수 있는 회장이 절실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킥오프 회의를 앞두고 장관급 관료 출신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의 연임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정관에 따르면 1회 연임이 가능하지만 역대 은행연합회장 총 12명 중 연임에 성공했던 인물은 정춘택 전 회장 한 명 뿐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일순위 후보로 꼽힌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김용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물망에 오르내린다. 정치권에선 문화일보 정치부장 출신의 민병두 전 정무위원장도 거론되며 민간 출신에서는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에 대한 세평도 나오고 있다.

관료 출신 중심의 하마평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역대 은행연합회장을 보면 관료출신의 금융권 인사 선임 관행이 짙었다. 1984년 초대 회장이었던 김준성 전 회장을 비롯해 신병현(2대), 정춘택(3~4대), 이동호(6대), 류시열(7대), 유지창(9대) 등 역대 회장 모두 한국은행이나 산업은행에서 총재 또는 부총재 등으로 역임한 인물들이다. 10대 회장을 맡았던 신동규 전 회장 역시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거쳤다.

민·관을 두루 경험한 인물들도 선임됐다. 11대 박병원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대표적이다. 다만 순수 민간 출신은 드물었다. 역대 12명 중 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유독 '탈관피아' 기조가 강해졌다. 특히 2014년 12대 회장을 뽑는 인선부터 기류가 변했다. 당시 세월호 참사 이후 관료 출신들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면서 되레 민간출신 후보들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2017년에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는 홍재형 전 부총리,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 등 관료출신 인사들이 세평에 올랐다. 그러나 10월 국정감사 이후 고령의 전직관료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그간 무게감이 약하다고 뒷전으로 밀려났던 민간 출신들이 하마평에 대거 언급됐다. 실제로 12대, 13대 연달아 민간 출신의 하영구 전 회장과 김태영 회장이 선임됐다.

다만 올해만큼은 금융권을 옥죄는 법안이나 정책이 많이 대두되면서 관료 출신 회장의 필요성이 은행권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은행협회장의 주요 업무가 대관업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금융당국과 정부, 국회와 소통하는데 민간 보다는 관료 출신이 수월할 거란 분석이다.

대표적인 예가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이다. 해당안은 종합지급결제사업자가 자체 계좌를 발급해 송금, 결제, 생활비 납부 등 다양한 기능을 가능토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문제는 네이버 등 빅테크들도 해당 개정안에 따라 은행업 진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른 은행업계의 우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은 빅테크와 은행업계간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조율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해진 셈이다.

이외에도 최근의 사모펀드 사태를 수습, 강화된 대출규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 코로나19 위기 지원을 위한 금융지원, 은행권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금융외교 역할, 그린 뉴딜 등 한국판 뉴딜 정책 등의 과제들을 앞두고 은행간 교두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금융 공기업 등 22개 은행을 대변한다.

현재 은행연합회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이사회 멤버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씨티·SC·KDB산업·IBK기업·NH농협·경남은행장 등 10개 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를 추천하면 22개 정사원으로 구성된 총회에 올려 공식 선임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고위공직자의 민간기업 재취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 관가에서도 은행연합회장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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