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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人사이드]현대기아차 중고차시장 진출 초읽기…'임무' 완수한 김동욱 전무국감서 소비자 보호·상생 의지 피력, 우호적 여론 조성…정 회장 부담 덜어줘

유수진 기자공개 2020-10-21 10:05:56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6일 15: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에서 중고차 매매사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중고차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규제에 막혀 조용히 물밑 검토만 해오던 터였다. 그러다 정의선 회장의 취임을 며칠 앞두고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피력했다.

이 과정은 다소 이례적으로 진행됐다. 회사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게 아니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간 임원의 입을 통해 시장 진출 의사가 확인됐다. 완성차 업체도 중고차 사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논의의 물꼬를 튼 건 현대자동차에서 정책조정팀장을 맡고 있는 김동욱 전무(사진)다.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 출석한 김동욱 현대차 전무(왼쪽). <출처:영상회의록시스템>

김 전무는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 중고차 판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관련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는 중고차업계의 입장을 대표해 완성차의 시장 진입을 막으려는 곽태훈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한국연합) 회장도 함께 자리했다.

그룹 총수를 포함해 기업들인들에게 국감장 출석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경험 중 하나다. 대부분 해당 기업의 잘잘못을 따져 묻기 위해 증인 채택이 이뤄지는데다 잠시 머뭇거리기라도 했다간 '그것도 모르냐'는 의원들이 질타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날 김 전무는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의원들의 질의에 망설임 없이 답변을 이어가며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매매 시장에 진출해야 투명한 관리로 소비자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기존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던 '깜깜이' 부분을 파고든 것이다.

그러자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중고차를 사고 싶었지만 시장에 대한 신뢰가 없어 신차를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동조하기도 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는 물론 상생 이슈도 꺼냈다. 자동차업계의 거대공룡인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을 때 가장 우려되는 점이 기존 업체들의 경쟁력 상실이라는 걸 감안한 것이다.

김 전무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사업의 범위에 대해서는 중기부, 한국연합 등과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면서 "상생을 위한 오픈 플랫폼을 만들어 품질 관리와 가격 산정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현대기아차의 노하우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반대편에 선 곽태훈 회장이 소비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AS 방안을 확대하고 자격증 발급 기준을 높여 중고차 종사원의 자질을 개선하겠다고 할 때는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중간 중간 메모하는 모습도 보였다.

재계에서는 이날 김 전무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100% 완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란 의제를 공식적으로 처음 던졌을 뿐 아니라 당위성을 역설하며 여론을 우호적으로 바꿔놨기 때문이다.

같은 자리에 있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산업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상생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오픈 플랫폼을 활용하면 소비자의 만족도도 올라갈 것"이라며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정의선 회장 취임에 맞춰 본격적으로 중고차 시장 진출을 논의할 수 있는 판이 깔렸다. 굳이 현대기아차 쪽에서 먼저 애를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 회장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일주일 뒤인 15일 박 장관은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안을 도출하기 위해 정 회장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나면 예상보다 파격적인 상생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현대기아차의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는 건 물론이다.

양측은 이미 한 차례 회의를 갖고 상생 관련 의견을 나눴으며 현재는 중기부가 현대기아차에 추가 대책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중고차 매매업은 지난 6년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인 완성차 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제한돼 왔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작년 11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이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며 논란이 점화됐다. 최종 결정은 중기부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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