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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장 해빙 불구, 빅딜 부재에 속타는 대형 PE 코로나 이후 대기업 프리IPO 딜만 다수

한희연 기자공개 2020-10-20 10:27:33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9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었던 국내 M&A 시장이 하반기 들어 조금씩 풀리는 분위기다. 그동안 연기됐거나 이제 막 시작되는 딜이 연거푸 시장에 등장하고 있지만 정작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형 PEF가 탐낼 만한 '똘똘한 빅딜'은 예년에 비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19일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올들어 3분기까지 완료된 기업 인수·매각 거래는 33조9600억원(완료기준) 규모로 전년동기(38조3000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연초 코로나19 여파로 딜 프로세스 등이 다수 중단되며, 상반기 거래는 23조9600억원을 기록, 전년동기(29조9900억원)에 비해 줄었다.

하지만 3분기중 9조9977억원의 거래가 완료되며 M&A 시장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발표 기준으로 3분기중 진행된 딜은 12조6900억원 규모로 전년동기(10조2000억원)에 비해 많았다.

실제로 하반기 이후 크고 작은 딜들이 다수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예정돼 있던 두산그룹 발 구조조정 매물을 차치하고라도 대기업의 사업재편에 따른 기업 매각이나 프리IPO 같은 소수지분 투자 딜 등이 하반기 들어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딜이 쏟아지는 와중에 정말 탐낼만한 '똘똘한 한건'은 찾기 힘들다는 게 의견도 나온다.

이 같은 고민은 특히 대형 PEF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사모투자펀드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국내에서도 조 단위 블라인드펀드를 가진 대형 PEF가 다수 생겨났다. 이들 국내 대형 PEF와 글로벌 PEF 등은 5000억원 이상의 빅딜을 주로 선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구미를 당기는 대형 M&A건이 부재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하반기 이후 나온 딜 중 예상 거래가가 5000억원 이상은 SK루브리컨츠 지분매각, 두산인프라코어 바이아웃,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매각, 메타넷 바이아웃 등이다.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됐고 4분기 딜던을 앞둔 딜 중 5000억원 이상은 EMC홀딩스,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부, 두산솔루스 정도다.

결국 대형딜 위주로 보면 최근 나오는 딜들이 두산그룹 구조조정 매물이거나 대기업의 프리IPO 건 뿐인 셈이다. 드라이파우더를 잔뜩 장전한 대형 PEF로서는 코로나 이후 기업발 바이아웃 매물 출회를 기대했을 법도 하지만 이같은 기대를 충족할 만한 매물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도 괜찮은 기업이다 싶으면 자금확보 면에서 프리IPO로 현금만 빼 내고, 성장성이 안 보이는 회사들 위주로 매물로 내놓고 있다"며 "자금사정이 어렵긴 하지만 그리 급하지 않은 회사는 시중 유동성에 기대, 안팔고 버티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기업 그룹이 내놓은 대규모 매물 중 SK그룹의 SK루브리컨츠 지분매각이나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매각의 경우 성장성 등에선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소수지분 투자에 그친다는 점에서 바이아웃을 표방하는 대형 펀드 입장에서는 투자에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CJ그룹은 최근 뚜레쥬르와 올리브영의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뚜레쥬르는 업계 2위 사업자지만, 최근 음식료업황을 감안하면 성장성이 크지 않은데다 규모도 작은 편이다. 올리브영의 경우 역시 소수지분 투자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LG하우시스도 자동차소재부품사업부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현재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사업부로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며 투자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기가 와이파이모듈 사업부문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이 또한 시장환경 변화를 감안하면 성장잠재력을 기대하긴 힘든데다 딜 사이즈가 다소 작은 상황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시끌벅적하게 여러 딜들이 출회 되고는 있지만 적극적으로 뛰어들만한 유인이 있는 대형 건은 아직 찾지 못했다"며 "대형PEF들의 경우 펀드 자금 소진이 필요해, 진행되는 여러건의 딜 프로세스를 쫓아가고는 있으나 적극성을 이어갈지는 의문"이라고 말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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