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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기전 매각, SPA 체결 앞두고 '급제동' CEO 리스크에 원매자, 계약 무기한 연기

노아름 기자공개 2020-10-21 10:22:1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09: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수전력기기·엔지니어링 솔루션업체 우진기전 매각에 급제동이 걸렸다. 우선협상대상자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예정돼 있었으나 갑작스런 CEO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향후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로 예정돼 있던 우진기전 SPA 체결이 무산됐다. 당초 하나금융투자는 거래대금 약 1900억원에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과 우진기전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연내 잔금납입 등 거래종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장창익 대표가 대주주 교체시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딜에 급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우진기전의 전문경영인으로 오랜 기간 회사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장 대표는 대기업 수주 베이스인 우진기전 사업의 특성상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과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핵심 인물로 꼽혔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동아엘텍 컨소시엄은 장 대표의 거취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계약서에 날인이 어렵다는 뜻을 하나금융투자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우진기전 매각 종결은 예단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우진기전은 지난해 인수 예정자에 브릿지론을 제공한 하나금융투자가 담보권을 행사하며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전력개폐기와 차단기,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제조사로 뛰어난 현금흐름창출력 덕택에 이번 인수전에서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를 비롯해 국내 중견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의 고른 관심을 받았다.

본입찰을 거쳐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받았다. 이들은 보유자금을 활용해 약 900억원을 납부하고 나머지는 KB증권을 통해 인수금융으로 1000억원 상당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다만 우진기전 전 오너 김광재 회장이 기존 주주 및 복수의 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든 이후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우진기전을 지배하는 에이스우진의 출자자인 비케이탑스·지오닉스·김 전 회장은 우진기전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매각된다는 이유를 들어 하나금융투자를 대상으로 매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2018년 인수금융 자본재조정(리캡)에 나서는 과정에서 책정된 우진기전의 가치는 3200억원이지만 이를 밑도는 가격을 제시한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에 매각되면 기업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앞서 진행됐던 입찰 과정에도 참여해왔던 기존 주주들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지 못하자 하나금융투자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에 하나금융투자는 기존 우섭협상대상자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과의 논의는 진행하는 한편 동시에 큐리어스파트너스와 LK투자파트너스 등 FI의 도움을 받아 원리금 1800억원 상당을 갚겠다는 김 전 회장 컨소시엄과도 협상에 나섰다.

예정된 타임라인과 다르게 거래가 진행되며 매각 작업은 혼선을 거듭해왔다. 담보권자인 하나금융투자가 각 이해당사자들과 개별협상에 나서면서 딜 판도가 수차례 크게 바뀌었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자금조달 여력과 기존 경영진의 경업금지 등 여러 고려요소가 존재한 탓에 어느 한 쪽도 승기를 잡았다고 자신할 수 없었던 분위기다.

다만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하나금융투자는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에 우진기전 매각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문경영인의 거취 문제가 불거지면서 우진기전의 새 주인 찾기는 당분간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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