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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타계]삼성생명 지분, 지배력 핵심 연결고리…분산상속 우려엘리엇 등 헤지펀드 공세 재발 여지, 이재용 부회장 독점적 확보 필요성

고설봉 기자공개 2020-10-26 07:59:33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5일 18: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타계 후 주목 받는 계열사로 삼성생명이 떠오르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건희 일가’에서 시작된 지배력이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로 이어지는 통로 중 가장 중요도가 큰 곳이다. 삼성그룹의 상징인 삼성전자와 주요 금융 계열사의 단일 최대주주다.

그만큼 고 이 회장이 보유하던 삼성생명 주식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일가에게 어떤 방식으로 승계되느냐 하는 게 중요한 쟁점이다. 승계 과정에서 지분율 손실 등의 리스크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주요 포인트다. 향후 이 부회장 등이 삼성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고 책임경영할 수 있는 발판은 결국 삼성생명 지분의 안정적인 승계에 달려 있다.

◇삼성생명의 위상과 힘…삼성전자 최대주주, 금융 계열사 정점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형성된 가장 핵심적인 연결고리는 ‘오너일가-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이다. 또 다른 한 갈래는 ‘오너일가-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로 이어지는 재배구조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너일가-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또 다른 지배구조가 만들어져 있어 삼성생명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의 지배구조의 경우 삼성생명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보통주 14.98%, 삼성카드 보통주 71.86%, 삼성증권 보통주 29.39%를 각각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삼성생명 외에 기타 계열사들이 보유한 금융 계열사 지분율은 미미하다.

고 이 회장과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는 삼성생명을 발판으로 삼성그룹에 대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오너일가는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로서 가진 권한과 책임을 확장해 주요 계열사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었다. 지분이 곧 경영권 행사의 근거이자 동력이 된 셈이다.

이처럼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형성된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삼성생명의 위상도 높혔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수장’ 역학을 맡고 있는 곳이다. 삼성그룹은 옛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TF,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TF 등 조직을 만들었다. 이들 TF는 유기적으로 맞물려 계열사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사실상 삼성그룹을 이끌어가는 3개의 컨트롤타워 중 한 곳이 삼성생명이다. 실제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전체의 전략을 짜고 이를 다시 경영현안으로 완성하는 조직 및 인력들도 모두 삼성생명에 포진해 있다. 유호석·박종문·홍원학 부사장 및 주요 임원들 모두 삼성그룹의 옛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꾸려졌다.

◇이건희 회장 지분 20.76%, 상속 방식·비율 따라 지배구조 '흔들'

고 이 회장이 남긴 상성생명 지분은 총 4151만9180주다. 지난 23일 종가는 6만3100원으로 시장가는 2조6199억원이다. 천문학적 규모의 주식을 상속 받는 만큼 상속세 등 마련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속세법을 통해 유추하면 고 이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주식 평가액의 60%는 상속세로 납부해야한다. 상속세법은 30억원이 넘는 상속액에 최고세율 50%를 적용한다. 더불어 고인이 주식회사의 최대주주 혹은 특수관계인이었을 경우 평가액에 20%를 할증한다.

이에 따라서 고 이 회장이 남긴 주식은 최대주주 할증 대상이 된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평가액 2조6199억원이 상속세 총액으로 정해진다면 여기에 20%를 할증한 뒤 절반이 상속세가 된다. 상속세 자진 신고자에 적용되는 3% 공제를 고려하더라도 상속세 총액은 약 1조524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천문학적인 상속세도 문제지만 상속인이 분산돼 있는 것도 문제다. 이 부회장에게 모든 삼성생명주식이 상속되지 않고,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에게 주식이 분산될 경우 지배력에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사례도 있다. 가장 최근의 예는 한진그룹이다. 지난해 타계한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전 회장이 남긴 지분이 합의되지 않은 오너일가에게 법정상속분 대로 쪼개져 상속되면서 한진그룹의 경영권 위기가 확전하는 도화선이 됐다.

삼성그룹의 경우 양상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오너일가간 불협화음 외에도 글로벌 헤지펀드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할 수 있는 만큼 이 부회장 중심의 책임경영체제 및 지배력 응집이 담보될 수 있는 상속 방안이 필요하다. 그 여부는 '포스트 이건희' 시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가장 중요한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규합해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흔들었다"며 "이건희 회장 지분이 제때 확실하게 일방향으로 상속되지 못한다면 행동주의 헤지펀드 공격의 빌미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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