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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아문디를 움직이는 사람들]변화 이끄는 '소통의 리더' 고숭철 주식운용부문장② 보험사·연기금 두루 거친 25년 주식운용 베테랑…'집단지성' 활용 리더십 주목

정유현 기자공개 2020-11-16 12:48:29

[편집자주]

NH-아문디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금융그룹인 농협금융지주와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합작법인으로 2003년 출범했다. 양 주주사의 가치관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식, 채권, 대체 등 다양한 부문에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특히 최근 3년 동안은 연간 약 10조원씩 몸집을 키우면서 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2017년 20조원대였던 운용자산(AUM)은 어느덧 50조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명실상부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한 NH아문디자산운용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2일 07: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필승코리아펀드)책임 운용 담당자'. 업계나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고숭철 주식운용부문장(CIO)의 수식어다. 보험사의 고유자금부터 연기금을 거치며 25년간 주식 운용 외길을 걸어온 고 CIO를 담기에는 한참 부족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필승코리아펀드'는 여러 성과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고 CIO의 타고난 도전가 기질은 성과 창출의 동력이자 강점으로 작용했다. 액티브한 주식을 다루는 매니저인만큼 이동의 기회가 생길때마다 도전을 받아들였고 변화를 거쳐 2018년 NH-아문디자산운용에 터를 잡았다.

이미 선진 금융사의 투자 기법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기존의 프로세스를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넣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에 바람을 일으키고 해외까지 영토를 확장하는 데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구성원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NH-아문디자산운용이 업계 5위 중대형 운용사로 비상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다.

◇ 금융연구원 거쳐 여의도 입성…고유자금·연기금 등 풍부한 운용 레코드

고 CIO는 서강대 경제학 석사 과정을 밟은 후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사회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2대 원장이었던 박영철 전 고려대 교수 밑에서 연구원 및 보좌관을 지냈다. 유학을 떠나 박사 학위를 준비할 수 있었지만 능력 밖의 일이라 판단해 사회에 나설 고민을 하고 있었다.

마침 연구원 내부에서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를 추천했다. 대학에서 선물·옵션 분야를 전공한 영향도 있었다. 당시만해도 국내에 관련 파생 거래가 도입이 되지 않은 시기였지만 향후 전공을 살릴 수 있다고는 판단했다. 마침 투자신탁운용회사들이 막 신설될 무렵이었고 주식 분야 또한 매력적이라고 느껴 1995년 조흥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에 합류하게 된다.

지금과 달리 정보 불균형으로 주식 투자시 정보의 비대칭성이 컸던 시기였다.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기술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기업을 탐방하고 장기 투자하면서 성과를 내자라는 나름의 '원대한' 포부로 주식운용 매니저로서의 업을 시작했다.

기회가 생길때마다 안정을 택하지 않았다. 한 곳에서 정착하는 것도 장점이 있지만 변화할 수 있다면 도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운용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호기심도 컸던 영향에 보험사, 신협, 사학연금 등을 거치며 고유 투자와 연금자금까지 운용의 경험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자금의 성격에 따라 운용 철학이 달라야 한다는 것을 직접 깨닫게 된 것도 변화를 통해 축적한 고 CIO만의 자산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 합류한 것은 2018년이다. 운용조직을 총괄했던 이규홍 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떠나면서 회사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주식, 채권, 해외, 대체투자 등 각 부문별로 CIO를 두는 부문 CIO 체제로 전환했는데 고 CIO가 주식운용을 총괄을 맡게 됐다.

면접 당시에는 전임 CIO처럼 모르는 분야까지 통합적으로 조직을 관리 해야한다고 판단해 부담감을 느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NH-아문디자산운용은 부문 CIO 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안도했다. 자신의 전문 분야인 주식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고 CIO는 더 자신감을 얻었다. 독립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투자 결정을 내리며 경쟁력있는 상품을 출시했고 NH-아문디자산운용만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도 일조했다.

◇ 의견 공유장 '투자운용위원회' 주도…'주니어 미팅' 자랑거리

'우리는 단순한 펀드 매니저가 아닌 위험과 수익을 관리하는 매니저입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의 운용 모토다. 합류 당시 고 CIO는 이 문장에 격하게 공감했고 이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주식운용부문이 민주적이라는 판단도 들었다. 영향력있는 매니저, 대표 등 윗사람에 휘둘릴 수 분야지만 '집단지성'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판단해 조직에 큰 변화를 주진 않았다.

내부 문화 자체가 기본적인 분석 등 리서치와 장기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문화가 주식투자 부문에 베어 있다고 느꼈다. 이에 따라 기존 시스템은 유지했지만 고 CIO만의 '소통'의 철학을 담아 본부를 이끌었다. 직접 나서기 보다는 혁신을 이끌어내 집단지성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판을 까는 작업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먼저 주식운용부문 CIO지만 전임 통합 CIO처럼 투자운용위원회를 주최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투자운용위원회는 주식, 채권, 해외 투자 분야 등 모두의 의견을 듣고 참조해 하우스만의 전략을 세우고 공유하는 자리다. 고 CIO는 비운용 부문에서 운용 부문을 바라보는 시각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전체가 다 모여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었다. 부문은 다르지만 투자운용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을 계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소통을 중요시하는 만큼 주식운용부문만의 독특한 문화도 만들었다. 글로벌 중요 이슈나 테마가 있으면 매니저들끼리 의견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도록 소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이슈가 되면서 리서치 전담 조직과 매니저 등이 모여 ESG 소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제안된 의견을 전담 리서치 인력들이 발전시켜서 운용에 반영하는 구조다.

젊은 매니저들의 견해를 이해하고 시장의 변화를 체감하기 위해 '주니어 미팅'도 진행하고 있다. 젊은 친구들이 생각하는 사회 변화나 중요시하는 것들의 개념이 기존과 다르다는 판단하에 팀장급 이상이 못 들어가는 모임을 만든 것이다. 자료도 쓰지 말고 리포팅을 안해도 된다는 조건을 걸었다. 월 1회 모임에 주제도 따로 없다. 사적인 이야기를 해도 무방한 자리다.

주니어급 모임이지만 첫 미팅 자리에는 고 CIO가 함께 했다. 당시를 복기한 고 CIO는 "처음 미팅에 마켓컬리 이야기가 나왔는데 공산품도 아니고 신선식품을 주문해 먹는다는 것 자체에 놀랐다"며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 분야가 주목을 받았는데 이미 젊은층에는 익숙한 문화였다. 젊은 친구들의 생활패턴에서 투자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 자랑할 만한 미팅"이라고 설명했다.

◇ 베트남 등 신사업 영토 확장…'안정된 성과' 공모펀드 신뢰 회복 '목표'

3년 간 몸담았지만 주식운용부문에서 만들어낸 쾌거는 체감상 13년은 넘은 듯 하다. '최초'의 수식어를 담은 상품뿐 아니라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품이 다수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것도 연기금 등 기관 자금을 운영해 본 고 CIO의 노력이 컸다.

합류 당시 신사업이었던 상장지수펀드(ETF) 분야를 강화해 업계 중위권에 안착 시켰으며 지난해에는 베트남 대표 주가지수인 VN30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펀드를 설정하기도 했다.

국내 대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인 필승코리아펀드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지난해 7월 한일 무역분쟁이 격화되자 발빠르게 국산화 가능한 소부장 종목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했고 증시가 저점을 찍은 8월 설정된 상품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관료들이 연이어 가입하면서 '대통령 펀드'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설정 초기에는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반전 성과를 거뒀고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은 50%를 넘어섰다.

고객 자금을 받아 운용을 하는데 있어 실험적인 정신보다는 안정된 성과를 낼 수 있는 틀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편이다. 패시브와 다르게 액티브 매니저는 항상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과 종목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승코리아도 이러한 철학하에 발굴된 상품이다. 필승코리아 책임운용역으로서 목표는 단순하다. 필승코리아 펀드를 통해 고객이 수익을 내는 경험을 얻어 공모펀드 투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

변화와 도전의 아이콘인 만큼 주식운용부문장으로서의 이루고 싶은 목표도 다양하다. 지난 9월 출시한 'NH-Amundi 100년 기업 그린코리아 펀드'를 내놓은 만큼 ESG 분야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의 목표다. ESG 요소를 갖춘 회사들이 '우리도 투자해 달라'고 찾아오게 만드는 펀드가 되는 것이 소소한 꿈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외부위탁운용(OCIO) 비즈니스 도입에 대한 포부도 있다. 고 CIO는 "장기적으로 퇴직연금 등 OCIO 사업을 주축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금 운용의 문화가 전문화된 사람이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이 맡아야 한다. OCIO 관련 비즈니스를 시작해 고객들의 장기 자금을 관리하는데 일조를 했으면 하는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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