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한국증권, '쏘카 IPO'도 마이웨이?…조단위 빅딜도 '신중' 티몬·원스토어 주관 경쟁 불참…뉴 비즈니스 모델 기피 무게

양정우 기자공개 2020-11-17 14:46:59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빌리티 유니콘' 쏘카의 상장주관사 콘테스트에 한국투자증권이 참여할지 관심이 쏠린다. 그간 성장 여력을 기업가치 전면에 내세운 기업공개(IPO)를 놓고 '불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주요 주주로 자리잡은 딜도 기피 경향이 뚜렷한 IPO다. 아무래도 상장 밸류를 확정하는 데 PEF의 입김이 거셀 수밖에 없다. 쏘카 역시 PEF 여럿이 재무적투자자(FI)로 자리잡고 있다.

◇조 단위 빅딜?…호불호 극명 스탠스

IB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오는 20일까지 주요 증권사를 상대로 상장주관사 입찰제안서를 접수하기로 했다. 이후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IPO 파트너를 확정할 방침이다.

IPO 시장의 '빅3' 하우스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는 단연 쏘카측에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수령했다. 투자 시장에서 이미 기업가치 1조원을 책정받은 대어인 만큼 조 단위 빅딜로 예상된다. 모빌리티의 성장성에 주목한 증권업계에선 오랜 기간 IPO 파트너에 눈독을 들여왔다.

IB 파트마다 제안서 작성에 한창인 가운데 유독 한국투자증권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증권업계의 대세 흐름과 다르게 입찰제안서를 아예 제출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간 시장에서 눈여겨 본 빅딜 후보라도 기업 성격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조 단위 기업가치라면 일단 주관 경쟁에 나서는 증권사와 상반된 행보다.

근래 들어 티몬과 원스토어의 IPO가 대표적 사례다. 이커머스 1세대 기업인 티몬은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다. 올들어 창립 10년만에 월 흑자를 낼 정도로 내실을 쌓으며 조 단위 밸류가 거론되고 있다. 원스토어 역시 유일한 토종 앱스토어로서 1조원 이상의 몸값이 기대된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이들 딜의 주관사 경쟁전에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무엇보다 이들 기업은 조 단위 기업가치가 부여된 근거가 현재 현금흐름이 아닌 미래 성장성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성장 잠재력이 높아도 기업가치의 본질을 현금창출력으로 보고 있다. 다른 조 단위 딜과 캐시플로우 격차가 너무 크면 IPO 완주가 어려운 것으로 여기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이 적자 상태에서 조 단위 밸류를 인정받는 건 시장에 오랫동안 데이터가 누적된 결과"라며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한 뉴 비즈니스 기업은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EF 주주 딜, 기피 경향 뚜렷

한국투자증권이 PEF가 자리잡은 상장예비기업을 선호하지 않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티몬은 최대 주주가 PEF 운용사 콜버스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다. 원스토어도 PEF(키움인베스트-SKS PE 컨소시엄)가 핵심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PEF의 투자 단가가 IPO 공모가의 마지노선이라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 프리IPO를 통해 투자 시장에서 한 차례 가격을 책정받는 건 장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주관사로서 '운용의 묘'를 살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공모시장이 분위기가 침체된 와중에도 무리수를 두는 상황에 처할 여지가 있다.

PEF가 최대주주인 기업의 IPO는 상장주관사의 부담이 더 가중된다. 오너가 자본시장의 전문가인 만큼 상장 플랜과 전략을 짜는 데 주도권을 쥐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증권사 IB 파트 입장에선 그간 쌓아온 업력과 노하우를 토대로 업무를 수행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쏘카 역시 PEF가 주요 주주로 자리잡고 있는 기업이다. 국내 PEF 운용사인 SG프라이빗에쿼티와 송현인베스트먼트에서 총 6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때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현재까지 총 누적 투자액은 3300억원이다.

시장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외면한 딜이어서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건 아니다"면서도 "관행처럼 굳어진 주관 경쟁에 자기 색깔을 내는 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쏘카 IPO에 제안서를 제출할지 IB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