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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이명영 SK이노 부사장의 1년 전 신념은 유효할까'투자주의단계' 목전, 사업부 분사·지분 매각·코로나19 등 복잡해진 셈법

박기수 기자공개 2020-11-23 11:02:37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8일 14: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3월은 SK이노베이션의 이사회에 변화가 감지됐던 때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의 이사회에는 최고재무관리자(CFO)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그때 SK하이닉스의 CFO였던 이명영 부사장(사진)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동하며 등기이사진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향후 배터리 등 공격적 투자를 앞두고 이사회에 재무통을 포함시키면서 나름의 대비를 한 셈이다.

당시(작년 초) 열렸던 SK이노베이션 주총에서 이 부사장을 만났다. 주총에서 기자와 만난 이 부사장은 향후 재무 전략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성장과 재무 안정화 작업은 반복되기 마련"이라고 말하며 "성장 시기의 재무지표 훼손은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약 1년 8개월이 흐른 현재, 이 부사장의 신념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까. 18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한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Negative)'이다.

물론 투자를 위한 일시적인 재무지표 악화와 그에 따른 시장의 우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시장도 공감한다. 다만 그 정도가 애초의 우려보다 심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P가 부여한 BBB-는 투자적격 단계의 최하위 등급이다. 여기서 한등급만 더 내려가면 BB+가 된다. 투자'적격'에서 투자'주의' 단계가 되는 셈이다.

실제 S&P는 BB 등급을 투기(Speculative) 등급으로 규정한다. 단기간에 재무적 리스크가 드러날 가능성은 적지만 향후 사업과 재무적 상황에 중대한(major)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투자주의 단계로의 하락은 곧 조달비용의 상승을 의미한다. SK이노베이션의 국내 등급은 AA+ 이지만, 신용등급 하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조달비용 상승으로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시장의 우려를 산 것은 비단 공격적 투자만이 원인은 아니다. 물론 막대한 자본적지출(CAPEX)로 투자가 이뤄진 것은 맞으나 더 부정적인 것은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초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간 발발했던 분쟁 탓에 유가가 수직 하락하면서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4대 정유사들은 모두 대규모 적자를 냈다. 사왔던 원유가 정제되는 동안 가치가 수직 하락해 손해를 보며 팔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재고평가손실 발생). 올해 3분기 누적 SK이노베이션의 영업손실은 무려 2조2439억원이다.

여기에 계속되는 투자로 재무지표는 이전의 안정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올해 3분기 말 SK이노베이션의 연결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149.2%, 61.1%이다. 이 부사장이 SK이노베이션 CFO로 임명됐을 2018년 말까지만 해도 부채비율은 86.7%, 순차입금비율은 18.1%에 불과했다.

여기에 산업 전반의 수요를 떨어뜨린 코로나19 사태도 장기화하면서 SK이노베이션 스스로도 업황 개선에 대해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부의 분할,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등 업계에서 추측 중인 여러 현금마련책에 이 부사장의 셈법이 복잡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정유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투자 확대 기조와 맞물려 상황을 악화시켰다"라면서 "투자 확대와 재무 개선 둘다 놓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CFO의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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