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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 대호피앤씨 인수…'포스코' 색깔 짙어진다 [오너십 시프트]③선재 매입 규모 확대, 해외법인 등 '공동출자' 동맹 강화

박창현 기자공개 2020-11-30 08:14:27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6일 10: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철강 시장에서 포스코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포스코에서 파생된 밴더사들이 국내 철강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재 전문기업인 '영흥'과 '대호피앤씨'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대호피앤씨는 포스코의 대표적인 혈맹으로 분류된다. 영흥이 대호피앤씨를 인수하면서 포스코 네트워크 확대라는 부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유가증권 상장사 영흥은 최근 냉간압조용선재(CHQ 와이어) 제조사 대호피앤씨 인수를 발표했다. 경영권 지분 41.45%를 취득할 예정이며 전체 거래 규모는 330억원에 달한다. 영흥은 이미 올 초 CHQ 시장 4위 업체인 '한영선재'를 품었다. 추가 M&A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영흥이 CHQ 업체를 연이어 인수하면서 핵심 거래처인 포스코와 접점이 더 늘어났다는 평가다. 철강 밸류체인 연결고리가 더욱 단단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제는 공동 출자 고리까지 구축됐다.


영흥과 대호피앤씨는 모두 포스코에서 공급받은 '선재(wire rod)'를 주원료로 쓰고 있다. 선재를 가공해서 와이어로프와 CHQ 와이어 제품 등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실제 영흥은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1064억원 규모의 원재료 매입 비용 가운데 51%에 해당하는 551억원 가량을 포스코 등에서 선재를 구입하는데 썼다.

대호피앤씨 역시 원재료를 포스코와 세아창원특수강 등에 의존해 공급받고 있다. CHQ 와이어의 경우, 고품질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포스코 물량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재 구매 비용은 연간 1400억원이 넘는다.

영흥이 대호피앤씨는 물론 한영선재까지 인수한 만큼 향후 포스코 구매 물량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구매량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바게닝 파워가 생긴다. 이를 활용해 공급 계약 과정에 보다 유리한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영흥이 '규모의 경제'에 베팅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영흥의 경우 포스코가 원료 공급처인 동시에 고객사다. 철강 포장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경쟁 입찰을 통해 포장재 업체를 선정한다. 확대된 거래 관계는 경쟁 평가에서도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대호피앤씨 인수로 포스코와 협력 관계가 진일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장 공동 출자 연결고리가 구축된다. 포스코는 2012년부터 대호피앤씨 주주로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깊은 신뢰 관계를 맺고 있다.

이 같은 파트너십 덕분에 2015년에는 포스코와 함께 멕시코 시장에도 진출했다. 당시 포스코는 북중미 지역 내 자동차 생산 증가에 따른 선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에 선재가공센터인 'POSCO-MVWPC(Mexico Villagran Wire-rod Processing Center)'를 설립했다. 이 때 낙점한 파트너가 바로 대호피앤씨였다. 대호피앤씨는 아직도 포스코 멕시코법인 지분을 30%나 들고 있다.

결과적으로 영흥은 대호피앤씨를 품에 안으면서 과거 파트너십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영흥이 대호피앤씨를 인수한 이유 중에 포스코와의 우호적인 네트워크도 있었을 것"이라며 "포스코와 새로운 관계 정립이 인수 후 통합(PMI)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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