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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대한항공]'독립성' 강화한 사외이사...전문성 부족 해소 주력사추위, 이해충돌 여부 확인 후 후보 선정…산은 측 인사 합류시 견제 강화

유수진 기자공개 2020-12-04 09:18:20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7일 09: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재계에서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움직임이 꾸준히 일고 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도 높여가는 분위기다. 상법상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이면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우면 되지만 기준을 훨씬 초과해 충족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3자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대한항공도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기업 중 하나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6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사외이사 자리를 회사와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은 인물들로 채우려 신경을 쓴 모양새다. 이들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됐다.

사외이사는 기본적으로 해당 기업과 중대한 이해관계가 없어야 한다. 독립적으로 기업의 경영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경영진을 감독·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간 사외이사들은 경영진의 결정에 무조건 동의해준다는 '거수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통상 오너기업일 수록 정도가 더욱 심했다. 대한항공 역시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독립성' 제고에 방점을 찍어 이사단을 꾸렸다.

현재 사외이사는 △정갑영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이사회 의장) △임채민 법무법인 광장 고문 △김동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박현주 뉴욕멜론은행 한국대표다.

임채민 고문은 지식경제부 차관을 거쳐 국무총리실장, 보건복지부장관을 역임한 관출신이다. 대부분 학계 출신인 가운데 관계, 금융계 등의 인물로 구성했다.

대한항공이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과거 대한항공이나 대한항공 계열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다. 대한항공이나 계열사와 거래한 내역도 전무하다. 유일한 거래내역은 한진그룹과 임채민 이사가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는 법무법인 광장간의 법률자문계약이다.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해 대한항공과 한진칼, ㈜한진, 진에어,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사들과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소송대리 등을 맡았다. 1년 동안 수수료로 받은 금액은 총 55억원이다. 하지만 이 계약을 임 이사와 연결 짓기는 사실상 어렵다. 직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 순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이해충돌 우려가 없는 인사들로만 사외이사단을 구성할 수 있는 건 후보 선정 단계부터 이해관계 여부를 따져보기 때문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공정하고 투명한 이사 선임을 위해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만 후보로 추천한다.


특히 위원회 결의를 할 때도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은 아예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에 못박아뒀다. 올 초 임기만료로 물러난 사외이사들(안용석·정진수 이사) 중에서도 과거 재직했거나 최근 3년 내 거래내역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는 같은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과 다른 점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자사 출신 2명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유병률 이사는 1988~2004년, 최영한 이사는 1993년~2001년에 아시아나항공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심지어 최 이사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아스공항(현 아시아나에어포트)에서도 재직했다. 전체 사외이사 3명 중 과반이다.


물론 이들 역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는 정식 절차를 거쳤고 최대주주와의 이해관계도 없다. 근무한 지 최소 14년 이상이 흘러 독립적인 위치에서 경영을 감독할 수 있으니 더 이상 이해관계자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사외이사들보다 항공업에 대한 전문성 측면에서 앞선다는 장점도 있다.

통상 사외이사 선임시 '독립성'에 방점을 찍다보면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약한 경우가 많다. 인력 풀(POOL)이 좁은 항공업계의 경우 특히 그런 경향이 강하다. 대한항공 사외이사 역시 전문성이 떨어지는 구성이다.

대한항공은 회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이사회 사무국을 통해 직무수행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왔다. 9명으로 구성된 사무국은 사외이사의 질의에 대한 지원, 정보 제공, 회의체 운영, 교육 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추후 산업은행이 지목하는 사외이사 3명이 이사회에 들어오면 경영진을 견제하는 기능이 지금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산업은행은 '빅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하는 대신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사외이사 3인 지명권을 갖기로 합의했다.

특히 산업은행이 항공 전문가를 추천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독립성과 전문성 모두를 갖춘 인물의 합류가 점쳐진다. 이 경우 대한항공 이사회는 최소 12명 규모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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