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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 사업 정리' 대호그룹, 부동산·저축銀 남았다 [오너십 시프트]①대호피앤씨 매각, 가족회사 통해 638억 부동산·DH저축은행 소유

박창현 기자공개 2020-12-01 07:49:07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7일 14: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2년 철강 외길을 걸어온 대호그룹이 주력 사업 계열사를 처분하면서 제조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형국이다. 지속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던 대호그룹은 2세 경영시대를 맞아 새롭게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호피앤씨'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호그룹에는 저축은행과 장부가 600억원 규모의 부동산만 남는다.

대호그룹은 1998년 설립된 ㈜대호(옛 대호스틸)가 모태다. 창업주인 정운진 회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공격적인 M&A를 통해 그룹 외연을 넓혔다. 1998년 동부제강의 파이프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첫 신호탄을 쐈다. 새롭게 '동부스틸'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이후 DSP로 사명이 변경됐고, 현재는 '제이앤컴퍼니'가 됐다.

이어 2003년에는 화승그룹 계열 선재 전문기업이었던 '화승강업'을 손에 넣었다. 화승강업이 현재의 대호피앤씨다. 대호피앤씨는 2012년 동종업체인 '동방금속공업'을 흡수합병해 다시 몸집을 키웠다.

2003년에는 워크아웃 중이었던 '미주제강'을 인수했다. 당시 계열사들로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 경쟁에서 승리했다. 연이은 M&A로 사세가 확장되면서 대호그룹은 우량 중견기업으로 확고하게 입지를 다진다.

하지만 중국기업들의 저가 공세와 경쟁 심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자연스럽게 점진적으로 자산을 줄이고 내실화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2006년 어렵게 인수한 미주제강을 다시 되판 이후에는 보수적인 사업 기조를 유지했다.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있던 제조 사업 부문을 모두 대호피앤씨로 집중시켜 효율화도 꾀했다. 제이앤컴퍼니가 영위하고 있던 파이프·철강재 사업 부문을 영업 양수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최종적으로는 오너일가의 가족회사이자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대호와 제이앤컴퍼니가 투자 사업에 집중하고, 대호피앤씨가 철강 제조 사업을 전담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호그룹이 대호피앤씨 매각을 결정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제조업을 완전히 정리하는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매각 자금 330억원은 모두 ㈜대호와 제이앤컴퍼니로 유입된다.

㈜대호는 정 회장의 두 자녀인 정경태 대호피앤씨 전 대표이사와 정윤주 씨가 100% 지분을 들고 있다. 2004년 화승그룹으로부터 DH저축은행(옛 화승상호저축은행)을 사들여 자회사로 두고 있다. DH저축은행은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두고 있으며, 작년 말 기준 자산 총액은 2167억원 수준이다.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지난해 47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다.

오너 2세들은 ㈜대호를 통해 제이앤컴퍼니도 100% 소유하고 있다. 사실상 오너 2세와 ㈜대호, 제이앤컴퍼니가 한 몸인 셈이다. 제이앤컴퍼니는 임대업이 주력이다. 보유하고 있는 부산 소재 토지와 건물의 장부가액만 630억원이 넘는다. 현재 해당 부지는 건설 공사 계획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호피앤씨 매각 후 대호그룹 내부에는 계열 저축은행과 수 백억원대 부동산, 매각 대금 330억원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실탄이 충분한 만큼 부동산 개발업과 투자업에 보다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호그룹 관계자는 "대호피앤씨 매각 후 사업 재편에 대해 따로 전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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