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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신산업, GIC가 앵커 투자자 됐다 [Deal Story]이례적 베팅, 공모액 10% 매수…미래대우 핵심 가교 역할

이경주 기자공개 2020-12-01 14:01:0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명신산업이 기업공개(IPO) 기관수요예측에서 코스피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싱가포르투자청(GIC) 덕분이었다. GIC는 풀 베팅(최고한도 청약)에 나서 전체 공모액의 10% 가량을 배정받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GIC가 앵커(핵심)투자자로 나섰다.

상징적 의미가 크다. GIC는 우리나라로 치면 국민연금 격인 싱가포르 최대 국부펀드다. 성장성을 갖춘 빅딜이 아니면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 그런 GIC가 이례적으로 중견사인 명신산업을 택했다. 기업 평판이 크게 제고될 수 있다.

명신산업이 글로벌 전기차 1위인 ‘테슬라’ 협력사라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실력 발휘를 한 결과다. 실무자가 GIC 핵심 결정권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기관 배정 주식수 100% 풀베팅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IC는 이달 24~25일 진행한 명신산업 기관수요예측에 참여해 풀베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 최고한도는 기관에 배정된 전체 공모물량 934만7274주다. GIC가 배정 물량 전체를 사겠다고 나선 셈이다.

GIC 덕분에 명신산업은 경쟁률 1195.7대 1을 기록했다. 직전 코스피 사상 최대 경쟁률인 빅히트(1117.3대 1) 기록을 갈아치운 신기록이다. 덕분에 공모가는 희망밴드(4900~5800원) 상단을 초과한 6500원으로 정해졌다. 공모액은 1022억원에 이르게 됐다.

GIC가 배정 받은 물량은 1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액(1022억원)의 10% 수준으로 앵커투자자 역할을 하게 됐다. 앵커는 주식비중이 커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투자자를 뜻한다.

GIC는 싱가포르 외환보유액과 재정잉여금 운용을 목적으로 1981년 설립됐다. 해외시장에서 저평가된 주식과 채권, 부동산을 공략한다. 자산운용규모가 지난해 기준 4400억달러(약 486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큰손이다. 세계 국부펀드 6위다.

GIC는 국내 증시 투자는 과거부터 활발했다. 반면 IPO 공모주 투자는 손으로 꼽을 만큼 흔치 않다. 청약한 이후 자금이 1~2주간 묶이는 상황을 피한다. 해당기간 코로나19와 같은 돌발 악재가 발생할 경우 대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GIC 뿐 아니라 대다수 대형기관들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GIC가 그간 공모주 시장에 베팅한 건 제일모직과 최근 SK바이오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이다. 펀더멘털이 우수하고 성장이 유력해 보이는 굵직한 대형사만 추려왔다. 명신사업은 GIC가 택했다는 것만으로 기업평판이 제고될 수 있다.

특히 GIC는 대표적인 롱펀드(장기투자펀드) 투자자이기도 하다. 상장 직후 단기 엑시트(자금회수)에 나서는 헤지펀드들과 다르다. GIC 덕분에 다른 투자자들도 명신산업 장기적인 가치에 더 주목할 수 있다.

◇미래대우 '가교' 역할…테슬라 스토리 어필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가 큰 역할을 했다. 주관사 실무진이 GIC 한국물 담당 대표매니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신산업은 중형딜이라 영문 투자설명서(OC·Offering Circular)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OC는 SK바이오팜과 같은 조단위 공모 발행사들 정도만 작성한다. 거액 공모를 소화하려면 해외기관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인적 네트워크 활용과 함께 별도로 영문 IR(기업설명) 북을 만드는 공을 들여 명신산업에 대한 가치를 성공적으로 GIC에 알릴 수 있었다.

명신산업은 자동차 차체를 핫스탬핑 공법으로 만들면서 전기차 시대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핫스탬핑 공법은 강판을 고온으로 가열한 후 급속 냉각해 모양을 만드는 방식으로 차량 경량화에 도움을 준다.

차량경량화는 전기차의 핵심경쟁력인 주행거리에 도움을 준다. 덕분에 2017년 테슬라 양산모델용 차체 초도납품에 성공했다. 이후엔 또 다른 양산모델 2종에 대해 핫스탬핑 부품을 단독 수주했다. 이에 올해 연간 매출 중 40%가 테슬라용으로 발생할 전망이다. 수년 뒤엔 70%로 확대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GIC가 시가총액 3000억원 내외 중형딜에 베팅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라며 “테슬라로 인한 성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명신산업에 대한 매력을 알린 미래에셋대우 역할이 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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