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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이사회도 서열파괴? 사내이사 누가되나 서열로는 경영개선실장 우위지만 역할상 한계…경영혁신실장 유력 관측

최은진 기자공개 2020-12-01 12:58:0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인사혁신으로 주요 임원들의 연령대 및 직급이 낮아지면서 롯데지주의 이사회에 누가 들어가게 될 지도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주요 부서 임원 가운데 직급이나 연령을 기준 삼아 사내이사를 선정했지만 인사혁신으로 임원들의 입지나 서열이 대동소이하다. 직급이나 연령보다도 역할의 중요도 순으로 사내이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지주는 정관에 이사회의 이사수를 '3인 이상 9인 이하'로 명시한다. 법상 사외이사는 3인 이상으로 이사총수의 과반수를 차지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2인 대표이사 체제였을 시절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으로 7인의 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올 들어 3인 대표이사 체제가 되면서 사외이사 자리도 1석 더 늘려 각각 4인, 5인으로 총 8인의 이사회로 바꿨다.

이 가운데 사내이사 자리는 줄곧 '대표이사+실무진'의 조합으로 운영했다. 대표이사가 2인이던 시절엔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전 부회장에 더해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던 이봉철 사장이 선임됐다.

이 사장은 CFO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것은 물론 직급이나 연령으로 따져도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롯데지주 내 가장 연장자였다. 같은 사장직급이자 주요 보직인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던 윤종민 사장의 경우엔 이 사장보다 나이가 두살 아래였다. 이 사장이 대표이사와 함께 이사회에 입성하는 건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올 들어 대표이사가 3인 체제가 되고 이 사장이 호텔·서비스BU장으로 물러나면서 이사회에도 다소 변화가 생겼다. 이 사장의 바통을 넘겨받아 CFO가 된 추광식 재무혁신실장은 직급이 전무인데다 나이도 50대 초반으로 지주 임원 가운데 어린 편에 속했기 때문에 서열상 추 전무가 아닌 윤 사장이 이사회 입성 티겟을 받았다. 인물은 달라졌어도 '대표이사+실무진'이라는 이사회 구성 방식과 주요 요직 인사 가운데 연장자가 실무진 사내이사 자리를 차지한다는 법칙은 유지됐다.

하지만 8월 이례적 조기인사로 인해 이사회 내 실무임원 참여룰(Rule)이 깨졌다. 임기가 끝나지도 않은 황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사회 의장으로만 활동하게 되면서 실무진이 참여할 자리가 사라졌다. 현재 이사회 내 사내이사로는 신 회장과 송용덕 대표이사 부회장, 신임 이동우 대표 그리고 황 전 부회장 4인이 자리한다.

황 전 부회장은 오는 3월 임기까지만 자리를 유지한다. 사내이사 1석이 비게 된다. 이 자리는 또 다시 실무임원에게 넘어간다. 그간 적용해 온 법칙을 적용하면 최연장자가 앉으면 된다. 현재 롯데지주는 3인 대표이사 체제 하에 경영전략실·재무혁신실·커뮤니케이션실·HR혁신실·준법경영실·경영개선실 등 총 6개의 실로 구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영전략실·재무혁신실·커뮤니케이션실은 신임 이 대표가, HR혁신실·준법경영실·경영개선실은 송 부회장이 맡는다. 이 대표가 주요 사업을 담당하고 송 부회장이 후선업무를 맡는 방식이다. 중요도로 따지면 이 대표 산하의 조직이 업무상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직에 앉은 실무임원 면면을 살펴보면 직급 및 연령대가 대폭 낮아지면서 서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직급이 가장 높으면서도 연장자인 인물은 박현철 경영개선실장이다. 1960년생으로 신임 이 대표와 나이가 같다. 직급도 사장으로 부사장과 전무급 실장보다 우위를 점한다.

다만 경영개선실이 하는 역할 등을 감안하면 이사회 입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경영개선실은 계열사 감사를 진행하는 일을 한다. 지주 주요 사업의 의사결정자로 참여하기엔 다소 한계가 있다.

또 송 부회장 산하에 있는 후선부서인 만큼 핵심 조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준법경영실이나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도 마찬가지 사유로 사내이사로 참여하기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평가된다.

결국 이 대표가 지휘하는 경영혁신실이나 재무혁신실 임원이 이사회에 입성하게 될 것으로 롯데그룹 안팎에선 예상한다. 경영전략혁신실장인 이훈기 부사장과 재무혁신실장인 추 전무는 각각 1967년생 동갑이지만 이 부사장이 최근 정기임원인사에서 승진하면서 한직급 더 뛰었다. 입사년도로 따져도 이 부사장이 추 전무보다 3년 더 앞선다.

특히 이 부사장이 맡는 경영혁신실의 경우 인수합병(M&A) 및 투자 등 그룹 신사업을 그리는 일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신임 이 대표와 가장 많이 합을 맞출 부서로 꼽힌다. 중요도 측면에서도 재무보다 더욱 우위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롯데지주 안팎에선 내년 3월 황 전 부회장이 빠지는 사내이사 공석에 이 부사장이 입성할 가능성을 크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롯데지주 이사회 역시 연공서열을 파괴하는 파격을 시도하는 셈이다. 또 다른 측면에선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시그널이 될 것으로도 점쳐진다.

이에대해 롯데지주는 이사회 관련해선 공식적으로 아직 그 어떠한 결정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향후 이사회 등을 통해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누가 사내이사로 선임될 지는 아직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며 "황각규 전 부회장이 내년 3월 주총을 끝으로 내려온다고 했으니 그 즈음에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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