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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중공업, 오너 2세 전면 등장…경영수업 본격화 장남 정보윤 이사 지분 선두, 장녀 정은아 전무와 격차 1%p 이내

김형락 기자공개 2020-12-03 08:48:3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07: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산그룹이 2세 승계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경영수업을 받는 정석현 회장의 장남이 수산중공업 등기임원에 오르며 주력 계열사 이사진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정 회장의 장녀도 계열사 수산아이앤티에서 등기임원으로 경영을 보좌하고 있다. 지분경쟁에서 장남이 소폭 앞서고 있지만, 두 사람이 가진 수산중공업 지분은 1% 남짓이다. 정 회장의 지분승계 방향에 따라 최종 승계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의 장남 정보윤 씨가 코스피 상장사 '수산중공업'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경영 자문을 담당하는 기타비상무이사다. 비상근 이사이기 때문에 이사회에만 참석하고 있다.

올해 만 40세인 정 이사는 정 회장의 자녀 중에서 가장 먼저 수산중공업 이사진에 들어왔다. 정 회장은 슬하에 삼남매를 뒀다. 첫째 딸 정은아 씨(43)는 코스닥 상장사 '수산아이앤티'에서 경영기획실 전무이사로 일하고 있다. 둘째 딸 정은주 씨(41)는 사내에서 맡은 역할이 없다.

지분도 정 이사가 남매 사이에서 가장 앞선다. 정 이사가 보유한 수산중공업 지분은 1.62%(보통주 87만6661주)다. 정 전무가 수산중공업 지분 1.01%(보통주 54만4522주)를 가지고 뒤따르고 있다. 정은주 씨는 수산중공업 지분을 0.74%(보통주 40만1950주) 보유 중이다.


지금까지 승계 구도에서 정 이사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경영수업도 받고 있다. 광운대학교 컴퓨터 소프트웨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메사추세츠 주립대학교 보스턴 캠퍼스(University of Massachusetts Boston)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마친 정 이사는 2008년 2월 수산중공업 고객지원팀 사원으로 입사했다. 수산중공업 재경팀 대리(2011년 1월~2013년 9월)와 수산중공업 자회사인 수산서비스 사내이사(2011년 3월부터 2014년 3월)로 일하다 2019년 2월부터는 수산인더스트리에서 차장으로 재직중이다.

정 이사는 2004년 수산중공업 주주명부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2004년 9월 DFI기업구조조정조합6호 조합이 해산하면서 현물배당으로 수산중공업 보통주 60만주(지분 1.19%)를 취득했다. 이후 약 2억원을 들여 추가로 지분을 사들였다. 2007년 11월, 2008년 9월 총 8000만원을 써서 보통주 6만5380주(0.14%)를 장내매수했다. 2016년 8월 수산중공업이 자회사 수산서비스를 합병하면서 신주로 수산중공업 보통주 4781주(0.01%)를 배정받았다. 정 이사는 수산서비스 주식을 146주 보유하고 있었다. 올해 4월 임원 취임 뒤 1억원을 투입해 보통주 10만500주(0.19%)를 장내에서 매집했다.

수산중공업 관계자는 "정보윤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수산중공업 이사회에 참석해 의견을 내고 있다"며 "현재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승계 구도가 장남에게로 굳어질지는 미지수다. 정 회장이 수산중공업 지분승계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수산중공업 지분 23.17%(보통주 1250만8919주)를 가진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건재하다.

정 회장은 개인지분과 수산인더스트리를 통한 간접지분으로 수산그룹 지배력을 세웠다. 수산인더스트리는 수산중공업 지분을 21.8%(보통주 1176만9255주) 보유하고 있다. 2004년 당시 석원산업(현 수산인더스트리)이 수산중공업을 인수하면서 만들어진 고리다. 정 회장은 부인 안정재 씨와 함께 수산인더스트리 지분을 각각 85%, 15% 소유하고 있다.

수산그룹은 수산중공업, 수산아이앤티 등 상장사 2곳과 비상장사 18곳을 거느리고 있다. 자산총계(연결 기준) 1900억원 규모 수산중공업은 유압브레이커 등 건설장비 제조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자산총계 800억원 수준의 수산아이앤티는 공유단말접속관리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개발사업을 영위한다. 자산총계 3300억원 규모 수산인더스트리는 발전설비 유지·개보수 공사 등 에너지사업 위주다.

정 회장은 수산아이앤티를 제외한 주력 계열사 경영을 사위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수산중공업 경영은 첫째 사위 김병현 대표이사, 수산인더스트리 경영은 한봉섭 대표이사가 담당하고 있다. 정 회장은 수산중공업, 수산인더스트리 등기임원으로 남아있다. 수산아이앤티는 정 회장이 대표이사로 직접 경영을 챙기고 있다.

먼저 지분승계 절차에 돌입한 수산아이앤티 지분구도도 수산중공업과 비슷하다. 2009년 12월 정 회장은 세 자녀에게 수산아이앤티 주식을 각각 26만6660주씩 균등하게 증여했다. 각각 수산아이앤티 지분을 12%(보통주 59만9993주)씩 보유한 삼남매가 공동 최대주주가 됐다. 2013년 정보윤 이사가 기존 주주였던 윤국진, 김용준으로부터 총 7만주를 취득해 지분이 13.4%(보통주 66만9993주)로 늘어 단독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16년 코스닥 상장 이후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있지만, 누이들과 지분 격차는 1%포인트 미만이다.

앞으로 장녀 정은아 전무가 보여줄 행보도 주목된다. 정 전무는 수산중공업과 수산아이앤티 경영기획실에서 일하며 그룹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경영수업 일환으로 풀이된다. 서울대학교 법학과,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로스쿨(Vanderbilt University of Law) 석사, 서울대 MBA를 마친 정 전무는 2008년 9월부터 수산중공업 경영기획실장으로 일했다. 2010년 10월 수산아이앤티로 둥지 옮겨 관리이사로 재직하다 2017년 12월 경영기획실 전무이사로 승진했다.

수산그룹 승계 방향키는 정 회장 손에 달려있다. 정 이사와 정 전무가 쌓아 올릴 성과가 수산중공업과 수산인더스트리 지분승계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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