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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관건, 경쟁력 제고 촉각 [국내IB 한국물시장 도전]③세일즈 역량 한계, 보완책 절실…전략 미비 지적도, 폭넓은 시각 필요

피혜림 기자공개 2020-12-03 13:52:30

[편집자주]

한국물 시장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IB가 늘고 있다. 탄탄한 국내 커버리지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해 진정한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갈길은 멀다. 글로벌 IB의 텃밭으로 꼽히는 한국물 시장에서 역량을 키우기에는 내부 시스템 미비와 제도적 장벽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글로벌 시장에 움트는 국내 증권사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성장 방안을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2일 0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하는 건 '세일즈 역량'이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하지 않아 한국물을 팔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홍콩법인의 신디케이트 조직만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녹록치 않은 배경이다.

진입 초기 단계인 국내 증권사 입장에서도 당장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는 건 쉽지 않다. 기존 해외법인 역시 대부분 해당 시장 내 부동산 등의 딜을 소싱하는 데 주력했을 뿐 세일즈 업무 역량은 견고하지 않다. 신디케이트 조직으로 첫발을 뗐다면, 세일즈 역량 제고 등의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국내 증권사의 구체적인 전략 미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국내 발행사에 주관 역량만을 강조할 뿐 정작 해외 채권시장 관련 인프라 구축에는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조직 셋팅 이후 꾸준한 확장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신디케이트 조직 첫발, 세일즈 역량은 보완점

국내 증권사는 보통 해외 신디케이트 조직 개설로 한국물 진출을 알리고 있다. 신디케이트는 발행사와 투자자의 가교 역할을 하는 곳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모니터링·정보공유 등을 통해 채권가격 조율과 같은 프라이싱 역량을 뒷받침한다. 2017년말 미래에셋증권이 홍콩에 관련 조직을 갖춘 데 이어 올해 KB증권도 현지법인에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한국물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지만 세일즈 역량은 장기적 개선 과제다. 신디케이트 조직으로 한국물 업무 기반을 갖춘 건 과거 대비 진일보한 모습이지만, 외국 기관 네트워크 부족 등으로 발행 채권을 판매할 능력은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물 주관 업무를 위해서는 발행사와 투자자를 모두 포괄해야 한다. 국내 증권사는 커버리지 업무를 바탕으로 한국물 발행사를 커버할 순 있지만 해외 시장에 있는 기관들을 포섭하는 건 또다른 영역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없이는 가교 역할의 신디케이트가 할 수 있는 역량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의 해외법인은 투자자를 데려오는 게 아닌, 주로 해외 딜을 국내로 소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물의 경우 딜 소싱은 국내지만 외국인 투자자에게 세일즈를 해야한다는 점에서 해외법인이 있더라도 역량에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장 사모 외화 변동금리부채권(FRN) 주관만 보더라도 국내사는 아직까지 역내 투자자 중심의 모집에 그치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아직까지 공모보다는 사모 외화채 주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역시 투자처가 공제회 등 국내 기관이었던 터라 해당 업무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한국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는 진입에만 나설뿐 후속 작업은 더딘 모습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세일즈는 신디케이트 인력의 3배수가 필요하다"며 "더욱이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선 싱가포르와 런던, 뉴욕 등에도 최소한의 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홍콩지점 내 1~2명의 인력으로 진출에 나선 한국계 증권사는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인프라 구축 미미, 글로벌 시장 관점 고심해야

국내 증권사가 글로벌 외화채 시장 진입 자체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이슈어에게 외화채 주관 업무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관련 인프라 구축에는 적극 나서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외화채 주관 업무를 위한 최소한의 라이선스조차 없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외화채는 판매처가 홍콩과 런던, 미국 등 세계 각국인 만큼 적어도 세 국가에서는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지만 국내 증권사는 홍콩에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곳조차 흔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채권시장 네트워크 구축에 미진한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DCM으로 인정받으려면 국제자본시장협회(International Capital Market Association)의 멤버 정도는 돼야 하지만 한국계 증권사는 이에 대한 고민도 없이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국내 발행사에게 역량을 입증하는 것도 좋지만 해당 업계에 진입하려는 노력 역시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물 시장에 도전한 국내 증권사들이 신디케이트 조직을 넘어 추가적인 확장 전략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한국물 발행사에 대한 영업과 동시에 해외 시장을 포괄할 수 있는 접근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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