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승부수]'뉴롯데' 발맞춘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기술혁신' 방점"기존 방식은 한계, 관행 벗어난 혁신 필요"…신공법 등 기술개발 활발
고진영 기자공개 2021-01-07 08:21:1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5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사진)이 올해의 경영 슬로건으로 '조직 전반의 혁신을 통한 지속성장 기반 강화의 해'를 내걸었다. 특히 수익성 개선을 위한 신공법 등 기술적 측면을 강조한 점이 주목된다. 그룹 안팎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롯데건설 역시 분주해진 모습이다.하 사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혁신을 첫번째 당부사항으로 꼽았다. 그는 “원가 경쟁력은 치열해지는 생존경쟁과 장기불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절대적인 무기”라며 “기존 방식으로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범위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하 사장은 “기존 방식과 관행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과감한 신공법 검토나 프로세스 개선을 이뤄야 한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롯데그룹의 전반적 분위기와도 결을 같이 한다. 4년 전 “과감한 혁신으로 롯데를 바꾸겠다”며 뉴롯데 시대를 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롯데 CEO 포럼에 경쟁업체인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를 초정했는데 신 회장이 직접 강연을 들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유통업의 쇄신이 경영철학과 조직문화, 점포 효율화 측면에 집중돼 있다면 건설업의 경우 기술에 쇄신의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롯데그룹은 공사비 절감을 위한 신공법 개발에 부쩍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9월에는 외단열 시공기술 관련 신공법으로 건설신기술(제901호)을 취득했다. 이 기술은 롯데건설과 쌍용건설, ㈜티푸스코리아, 생고뱅이소바코리아㈜가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공식명칭은 ‘트러스단열프레임과 발수처리 그라스울을 이용한 건식 외단열 시공기술’이다.
해당 신기술로 롯데건설은 기존 건식 외단열 시공과 비교해 20% 이상의 단열성능 향상과 12%의 공사비용 절감, 15% 이상의 유지관리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보다 한 달 앞선 8월에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건설 현장에 ‘디지털 목업(실물 모형)’ 적용 연구를 수행했다. 이는 BIM(건설정보모델링) 데이터를 3차원의 실물 모형으로 출력하는 디지털 시각화를 통해 시공성 검토를 구현하고, 제작기간 단축 및 비용 원가절감을 용이해지도록 하는 기술이다.
또 작년 12월의 경우 LH에서 주최하는 ‘2020년도 시공VE경진대회’에서 롯데건설이 건설관리개선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시공VE(Value Engineering)란 최소의 비용으로 시설물에 필요한 최적의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건설공사의 가치를 높이는 관리기법을 말한다.
롯데건설은 이 대회에서 ‘엘로세움(ellosseum, 자체 개발한 스마트건설 현장관리 플랫폼)’을 통해 현장에 디지털 건설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로, 디지털 건설관리 효율성을 인정받았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3D 프린터 기술은 원효로 청년주택과 청량리 4구역, 새만금 토목현장 등에 적용했고 드론활용 공정관리와 BIM 설계도 등은 나인원한남 현장에 적용하는 등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가절감에 매진 중인 만큼 롯데건설의 매출원가율 역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2015년 90%를 웃돌았지만 이듬해 89.8%로 떨어졌고 2017년 88.4%, 2018년 87.5%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89%로 오르긴 했으나 올해 3분기 87.5%로 다시 낮아졌다.
하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모든 임직원과 조직이 참여해 수주부터 설계, 시공, A/S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원가 절감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전사적인 원가 관리체제를 시행하겠다”고 한 만큼 앞으로도 이런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 사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적잖은 신임을 받는 인물로 꼽힌다. 작년부터 롯데그룹에 인사 칼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롯데그룹은 2020년 8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비정기 인사를 단행했으며 이때 황각규 전 부회장이 퇴임했고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임원이 전체 교체됐다. 연말 정기 인사에서도 13개 계열사의 일제히 물갈이 됐지만 하 사장은 자리를 지켰다.
그가 롯데그룹에 입사한 것은 1983년, 롯데건설로 이동한 것은 2001년이다. 2014년 부사장에 올랐고 2017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는데 당시 이례적 인사로 여겨졌다.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부사장 직위로 대표이사를 맡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1년 만인 2018년 사장으로 승진해 그룹 내에서 받는 기대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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