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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고수' 오뚜기, 포스트 코로나 대응 전략은 '매출 2.6조' 비대면 수혜 양적성장, '해외·온라인' 제자리

전효점 기자공개 2021-01-18 08:10:46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5일 13: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뚜기가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전통 사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식품업계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변화한 시장 환경에 맞서 수출을 늘리거나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는 반면 오뚜기는 별다른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2020년 매출액 2조6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 안팎을 기록하면서 각각 전년대비 10%, 3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에 따른 내식 트렌드로 진라면과 즉석밥 등 B2C 가정간편식이 불티나게 팔린데 따른 것이다.

오뚜기의 성장세는 식품업계 평균치를 보이고 있다. 동종업계 기업인 대상은 지난해 매출이 5%, 영업이익이 49% 각각 증가했다. 라면 경쟁사인 농심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99%를 증가했다.

다만 성장 배경은 차이가 있다. 대상과 농심, 풀무원 등 동종업계의 성장은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그간 이어온 투자가 반영된 결과다. 대상의 경우 2020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국내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2%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해외 매출은 15%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2019년 30%에서 지난해 33%로 3%포인트 늘었다.

대상은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내식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자 아낌없는 투자를 병행했다. 중국에서 2020년 9월 롄윈강공장을 가동하고 10월에는 중동 시장에 신규 진출했다. 또 미국 김치 신공장 착공에 들어가 올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코로나 이후 K푸드 열풍을 이어가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생산 능력 증대와 물류망 확충을 위해 860억원의 케파 증설 투자를 계획하고 3분기까지 480억원을 집행했다. 온라인 투자도 병행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초 온라인사업부 아래에 마케팅팀을 신설했다. 이어 7월 온라인전문브랜드 '집으로ON'에 이어 온라인 HMR브랜드 '라이틀리'를 론칭하고 틈새 공략에 나섰다.


농심과 풀무원도 마찬가지였다. 농심은 올해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400억원 규모의 미국 제2공장 건립에 집중했다. 풀무원은 20여년간 적자를 감수하면서 이어온 미국과 중국 사업이 지난해 흑자 전환했다. 올해까지 시장 다지기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동원F&B는 지난해 온라인 채널에 가장 많은 투자를 집행한 식품사다. 2020년 말에는 직제 개편을 통해 계열사 온라인 채널을 전담하는 조직을 통합하고 수장을 대표이사급으로 격상시켰다. 강용수 신임 대표이사 전무가 식품 계열사 전체 온라인 사업을 책임지게 됐다. 대상의 경우 기존 자사몰을 통해 판매하던 주력 브랜드와 다른 형태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틈새를 파고 들었다.

반면 오뚜기는 기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과 내수 기반 수요를 지키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달라진 시장 환경에 힘입어 자사몰 등 온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매출 증대에 성공했다. 하지만 온라인 매출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수출 비중이 10% 안팎에 달했으나 온라인 매출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진행 중인 해외 투자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직접 제조 후 현지 판매를 하는 유일한 해외법인인 베트남 법인(OTTOGI VIETNAM)은 2020년 3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뉴질랜드와 중국 소재 원료 제조 법인들도 실적이 성장한 곳이 한곳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오뚜기가 코로나19 종식 후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식품사들은 기저효과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신년 목표를 정립해나가는 분위기다. 호시절에 질적인 변화를 준비한 기업만이 변화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 전체가 전반적으로 수혜를 입었다면 코로나19가 지나간 올해는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며 "변화한 시장 환경에 누가 발빠르게 변신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오뚜기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카레, 3분류, 소스류 등 카테고리에서 높은 점유율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경쟁사 대비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온라인 채널 비중을 끌어올리고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해 진라면과 즉석밥, 컵밥 등이 온오프라인 전 채널에서 판매고가 증가했다"며 "온라인과 수출 성과는 별도로 공식적으로 집계하기가 쉽지 않고 공개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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