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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최정우의 '혁신'은 전임자와 어떻게 다를까⑤외부 출신 정대형 경영전략실장, 수소경제와 혁신 연계 전망

박상희 기자공개 2021-01-20 10:27:2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8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임에 성공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꺼내든 2기 체제 모토는 '혁신과 성장'이다. 2018년 취임 당시 상생·협력 등을 앞세운 '기업시민'을 모토로 꺼내들었던 최 회장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혁신을 통한 성장을 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포스코의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곳은 전략기획본부 경영전략실이다. 수장은 삼성 구조본과 컨설팅회사를 두루 거친 정대형 실장이다. 포스코는 2014년 권오준 전 회장이 취임하면서 '혁신'을 줄기차게 외쳤던 기억이 있다. 7년 만에 다시 '혁신'으로 회귀한 셈이다. 권 전 회장이 내세웠던 혁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최정우 표 혁신을 선보이는 게 정 실장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1기 모토 '기업시민' → 2기 '혁신과 성장' 변화 왜?

'혁신'하면 떠오르는 경제학자는 요제프 슘페터다. 그는 기업가를 자본의 소유자, 발명자,그리고 경영자와 구별하면서 기업가의 기능은 경제의 혁신을 도입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을 강타한 대공황 위기 속에서 혁신을 강조한 슘페터의 기지는 빛을 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7년 아시아 외완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크고 작은 위기상황에 직면하면서 '혁신'이 경영 상의 필요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혁신하지 않고는 기업의 장기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도 예외는 아니었다. 위기의 순간마다 혁신을 꺼내들었다.

가까운 예로는 권오준 전 회장이 있다. 2014년 3월 권 전 회장은 '혁신'이라는 돛을 달고 출항했다. 출범 초기부터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을 신설하는 등 혁신을 줄기차게 강조했다. 주요 발언 때마다 '혁신'을 강조하던 권 전 회장은 2016년 대한민국 혁신기업인 대상을 글로벌부문으로 받기도 했다.

최 회장이 2기 체제에 임하면서 전임자의 상징과도 같은 '혁신'을 다시 꺼내든 것은 코로나19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대미문의 글로벌 팬데믹 위기 속에서 혁신하지 않고서는 포스코의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략통' 정대형, '순혈주의 타파' 포스코 입성

'혁신을 통한 성장'을 최정우 2기 체제 어젠다로 설정한 조직은 경영전략실이다. 지난달 중순 정기 인사를 통해 경영진단실(현 경영혁신실)을 맡고 있던 정대형 실장(사진)이 새로운 수장이 됐다.

1968년생인 정 실장은 1989년 연세대 경영학 학사를, 1991년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포스코의 경영 전략을 책임지는 수장이지만 오리지널 포스코맨은 아니다. 2001년 PwC 컨설팅에서 파트너를 거쳐 2004년 삼성구조조정본부 재무팀 상무를 지냈다. 2006년 컨설팅회사로 복귀해 딜로이트를 거쳐 AT커니코리아 부사장을 지냈다.

포스코에 합류한 것은 2015년이다. 우연찮게도 정 실장이 순혈주의가 강한 포스코에 입성할 수 있었던 것도 권 전 회장 덕분이었다. 권 전 회장은 2015년 혁신포스코 2.0을 발표하면서 순혈주의 타파 등을 내세웠는데 정 실장은 그 해 가치경영실 Chief PCP로 채용됐다. PCP(POSCO Certified Professional)는 포스코의 직급체계 중 하나로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제도다.

처음부터 가치경영실(현 전략기획본부)로 입사한 정 실장은 줄곧 컨트롤타워 조직에서만 근무했다. 2018년 경영전략실 경영기획그룹장(상무보)을 맡았다. 이후 경영진단실장(상무)를 거쳐 올해부터 경영전략실을 이끌게 됐다.

포스코에 따르면 경영전략실의 주요 업무는 △경영전략 수립 △경영성과 분석 △국제업무 지원이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은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일이다. 최 회장이 2기 모토로 내세운 '혁신과 성장'이 경영전략실의 작품인 셈이다.


◇수소경제와 혁신 연계할듯…현대차·SK·한화 등과 차별화 관건

포스코는 최 회장의 2기 경영 모토만 발표했을뿐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개선과제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관건은 '권오준 그림자'를 어떻게 지우느냐다. 몇 년에 걸친 권 전 회장의 혹독한 사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조직 전반에 걸쳐 혁신에 대한 피로감이 여전히 누적돼 있을 수 있다. 일각에선 다시 또 '혁신'이냐며 신선하지 않다는 지적을 할 수도 있다.

우선 사업적으로 포스코는 혁신과 수소경제를 연계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가 지난달 13일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수소사업에서만 매출 30조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탈탄소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포스코 이사회가 올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최 회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한 게 지난달 11일이었다. 연임이 확정된 이후 얼마 안돼 나온 비전으로 '수소'를 택했다는 점에서 2기 모토인 '혁신과 성장'을 이끌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수소 경제에 뛰어든 기업이 포스코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대차·SK·한화그룹 등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이 수소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SK그룹은 전 세계 수소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수소에너지 회사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니콜라의 수소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한화는 지난해 미국 수소 고압 탱크 스타트업도 인수했다.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현대차는 수소충전 인프라,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확대 적용을 위해 수소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여러 기업들이 수소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데 아직 이렇다 할 선두업체는 없다"면서 "포스코가 수소경제에서 얼마나 두각을 나타낼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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