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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형사유 안된 삼성 준법위, 존속여부는 이재용 부회장, 2년6개월 실형…당장 손대지 않더라도 법정 지위 모호 '한계'

원충희 기자공개 2021-01-19 08:27:23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8일 15: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의 역할을 감형사유로 인정하지 않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준법위의 실효성 정립과 향후 존속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고등법원은 18일 오후 열린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뇌물액 86억원이 모두 인정되면서 집행유예 없이 법정구속이 불가피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로 인해 삼성은 또 다시 총수부재 상황에 직면했다.

이번 판결에서 시선을 끈 사안은 준법위의 존재다. 세간에서는 삼성이 그룹 차원의 준법감시제도를 도입한 게 양형에 반영될 것이란 시각이 짙었다. 법원도 외부위원들을 동원해 준법위의 역할과 실효성을 평가토록 했다.

여기서도 삼성 측에서 선임한 인사와 특검 측이 선임한 인사가 정반대 의견을 냈다. 법원이 선임한 인사는 유보적 의견을 내면서 뚜렷한 윤곽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법원 판결에서는 준법위의 존재가 양형에 고려되지 않았음이 명확히 드러났다.

재계에서는 법원이 그 역할을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준법위의 존재감도 애매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컨트롤타워도 아니면서 7개 주요 계열사를 관할하는 국내에 유례가 없는 기구"라며 "이사회와의 관계도 불확실한 제도였는데 앞으로의 존속여부에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준법위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7개 주요 계열사의 준법경영을 감시·통제하는 기구로 각사와 맺은 협약에 존립근거를 두고 있다. 삼성 계열사 소속이 아닌 만큼 사내이사에 해당되지 않고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되는 사외이사 및 기타비상무이사도 아니다.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준법감시활동을 하는 외부자문위원에 가깝다. 그런 탓에 사외이사처럼 법규상 엄격한 자격여부를 따지지 않고 선임과정 역시 주주의 손을 거치지 않는다. 회사의 핵심 의결기구인 이사회와의 관계도 애매해 서로 어색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실형을 받았다고 해서 준법위를 없애거나 곧바로 무력화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그럴 경우 감형을 위한 요식기구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를 계기삼아 준법위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다만 이러면 주주의 위임을 받지 않은 유례없는 기구가 사실상 '옥상옥' 역할을 하게 된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준법위의 감시대상에는 회사 간 50억원 이상 내부거래는 물론 이 부회장 등 주주와 회사 간의 거래도 포함된다. 가령 이 부회장이 상속세 이슈를 돌파하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 등을 삼성물산에 넘기는 것도 준법위 심사대상이다. 삼성 승계문제를 사실상 준법위가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준법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 재판결과에 대해 논평과 입장을 밝힐 만한 위치에 있지는 않는 것 같다"며 "재판결과와 관계없이 맡은 바 역할과 소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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