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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새내기 PE]신생 그래비티, 누적 AUM 5000억 남다른 이력 주목키파운드리 투자로 시장 각인…3건 이미 엑시트

한희연 기자공개 2021-01-26 10:01:34

[편집자주]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2004년 첫 태동 이후 현재까지 매년 양적·질적 발전을 거듭해 왔다. 전통자산의 투자 메리트 감소는 대체투자 열기로 옮겨붙어 신생 운용사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자연스레 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더벨은 사모투자펀드 시장에 새로 등장한 '뉴페이스'를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2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비티프라이빗에쿼티(그래비티PE)는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의 운용사(GP) 등록절차를 마친 따끈따끈한 신생 PE다. 하지만 이미 5000억원이 넘는 운용자산(AUM)을 보유하며 신생답지 않은 트랙레코드를 자랑하고 있다.

그래비티PE는 지난해 크레디언파트너스에서 인적분할돼 새로 설립됐다. 크레디언파트너스의 공동대표였던 김연규 대표가 독립하며 만든 곳이 그래비티PE다.

함께 관리하던 포트폴리오를 크레디언과 그래비티PE가 공동 관리하기로 하면서 이전의 트랙레코드는 고스란히 새 PE로 이관됐다. 여기에 지난해 김 대표가 발굴한 여러 투자건이 더해지며 그래비티PE는 AUM 50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채 출발점에 서는 독특한 이력을 보유하게 됐다.

◇설립 첫해 매그나칩 딜 성사…'이루자'로 엑시트도 추가

신생 그래비티PE의 이름을 알린 대표적인 딜은 매그나칩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투자다. 그래비티PE는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전문기업인 매그나칩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를 인수했다.

인수대상은 회사의 청주공장 자산과 구미공장의 파운드리 사업 관련 계약 및 특허로, 거래금액은 3억5000만 달러였다. 특히 영업양수도 방식을 택해 사업부만 인수하면서 매그나칩의 우발채무와는 완전히 절연할 수 있게 됐다. 이 딜에는 SK하이닉스와 새마을금고가 출자해 눈길을 끌었다.

그래비티PE는 공동GP로 키파운드리(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부의 새이름)을 관리하며 효율성을 개선해 가동률을 높일 계획이다. 고수익 제품 확대와 설비(CAPEX) 투자로 시장 수요에 대응해 수익성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매그나칩 파운드리 투자는 그래비티PE의 5호 펀드 포트폴리오다. 이밖에 그래비티PE는 지난해 4호 펀드를 통해 반도체 장비업체 이루자에 투자했다. 에이치앤이루자를 소유한 에이치앤홀딩스에 투자했으며 이미 엑시트까지 마쳤다.

에이치앤이루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공정에 스퍼터(Sputter)를 독점 공급하는 회사다. 모회사인 에이치앤홀딩스는 2019년 일시적으로 회사 재무사정이 빡빡해지자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투자유치를 타진했다. 이루자의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FI들은 교환사채(EB)매입 방식으로 1000억원을 공동투자했다. 그래비티PE는 티엔에프인베스트먼트와 공동으로 펀드를 결성해 이중 100억원을 투자했다.

펀드 만기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으나 지난해 말 조기 엑시트 됐다. 에이치앤홀딩스는 투자유치 직후 2020년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자 이자비용 절감을 위해 조기 상환을 원하게 됐다. 폴더블폰 관련 공급계약 등의 대거 체결로 전년대비 3배 이상의 매출액 증가가 예상되며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FI들 입장에선 투자시계를 늘려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가져가는 편이 좋다. 하지만 시장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확정 수익률을 받고 투자금을 일찍 회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결국 수익률 레인지 상단에서 상환하는 조건으로 조기 엑시트가 성사됐고 두자릿수 수익률(IRR)을 확정했다.

◇녹십자GCBT·소마젠 등 트랙레코드 양호…아임닭 투자 순항중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부와 이루자 투자를 진행한 4호와 5호 펀드가 그래비티PE만의 트랙레코드라면 1~3호 펀드는 친정 크레디언파트너스와 공동GP 지위로 운용하는 펀드다. 김 대표가 크레디언에서 공동대표로서 이들 자산에 투자하고 관리해 왔기 때문에 독립 이후에도 1~3호 펀드는 두 PE가 함께 관리하는 구조로 세팅했다.

1호 펀드는 2015년 투자한 녹십자 캐나다 자회사인 GCBT를 포트폴리오로 담고 있다. 녹십자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발행한 캐나다 법인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인수했으며 펀드 약정총액은 763억원이었다. 해당 펀드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도 공동운용하며, 국민연금과 보험사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투자 6년차를 맞이하던 시점에서 녹십자홀딩스는 지난해 7월 글로벌 제약회사인 그리폴스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FI들도 함께 엑시트하게 됐으며 현재 최종 클로징을 앞두고 있다.

소마젠(Psomagen)에 투자한 2호 펀드는 최근 엑시트를 마쳤다. 국내 유전자 분석기업인 마크로젠은 미국사업 확대를 위해 2016년 미국법인 소마젠(투자당시 회사명 Macrogen Corp.)을 발행주체로 1000만 달러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꾀했다. 마크로젠은 이 CB에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크레디언헬스케어제2호'를 통해 해당 CB를 매입한 FI들은 이중 절반을 2019년 조기 상환했다. 지난해 소마젠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됐고, FI들은 나머지 CB 물량에 대해 전환권을 청구해 소마젠 지분 10%를 갖게 됐다. 지난해 말 두 차례에 걸쳐 이를 매각하며 5년만에 33%의 IRR 수익률을 세우게 됐다.

1~3호 펀드 중 이미 두 건의 엑시트를 마친 상황에서 3호펀드는 크레디언과 공동으로 관리하는 마지막 투자건으로 남아있다. 3호펀드는 2017년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함께 와이즈유엑스글로벌에 투자한 펀드다.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은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과 가정간편식 브랜드 아임웰을 보유하고 있다.

앞선 두 건과 달리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은 경영권인수(바이아웃) 건이었다. 약 230억원으로 회사의 보통주 지분을 46% 인수한 후 RCPS로 전환하고, 매도인은 잔여지분 20%를 후순위로 남겨 펀드 안정성을 강화하는 구조로 투자가 진행됐다. 공동GP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실시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했으며 판매채널 확장과 물류센터 확대 등을 통해 인수 후 2년만에 연평균 매출이 13.3% 증가하게 됐다.


◇PE 운용 6년차 김연규 대표 새도전…KB증권 출신 정승일 전무도 합류

그래비티PE를 이끌고 있는 김연규 대표는 컨설팅, IB, PE 업계를 두루 걸쳤다. 서울대 경영학과와 코넬대 MBA를 졸업한 김 대표는 엑센츄어, 삼정KPMG FAS, HSBC증권에서 자문업무를 수행해 왔다. 2014년에는 크레디언파트너스를 만들어 공동대표로 본격적으로 투자업무에 몸담게 됐다.

IB와 자문 업계에 몸담으며 그는 △대우계열사들의 한국델파이 매각 △SK텔레콤의 엔트리브소프트 매각 △산업은행의 두루넷 및 서울주철 매각 △우리르네상스홀딩스의 유피케미칼 매각 등의 딜을 수행했다. 이후 PE업계에 몸담은 6년간 크레디언에서 다양한 투자와 회수 활동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그래비티PE의 또 다른 창립멤버는 정승일 전무다. 정 전무 역시 IB와 투자 경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정 전무는 직전 KB증권 IB부문(PE부)에 재직했다. 이전에는 트리니티에퀴티파트너스, 현대상선 구조조정 TFT, 삼일회계법인 및 미국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에서 사모투자와 구조조정, 재무 및 경영자문 업무를 수행했다.

투자 및 자문업계에 몸담는 동안 그룹사 딜과 해외 딜을 다수 수행한 것이 특징이다. 정 전무는 △두산의 모트롤 사업부 경영권 인수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투자 △베트남 APH 그룹 및 FLC 그룹 투자 △두산중공업 및 참존화장품 투자 △현대상선 사업부 및 자회사 매각 담당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매각 자문 등을 주요 트랙레코드로 보유하고 있다. 정 전무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MBA를 받았다.

그래비티PE는 5건의 프로젝트펀드 투자건을 바탕으로 조만간 블라인드펀드 결성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미 3개 투자건은 엑시트 성과도 우수해 블라인드펀드 도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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