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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이례적 예탁원 징계 근거 '자본시장법 60조' '부실사모사채→공공기관매출채권' 허위기재 책임 공방

김현정 기자공개 2021-02-15 07:13:21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0일 14: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한국예탁결제원에 내린 옵티머스 펀드 관련 '이례적 중징계'는 자본시장법 60조에 근거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가 위·변조 되지 않도록 기록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예탁원이 펀드 명세서에 옵티머스자산운용 투자 사모사채를 '공공기관의 매출채권'으로 바꿔 기재했기 때문이다. 부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정황이 확실히 드러난 셈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18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옵티머스펀드 사태 관련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한 제재를 심의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옵티머스펀드 사태의 책임을 물어 예탁원에 기관경고 및 직원 감봉 조치 사전통지를 내렸다. 제재심에서는 금감원과 예탁원간 열띤 공방이 예상된다.

우선 예탁원은 2016년 4월 11일부터 2020년 5월 21일까지 옵티머스자산운용과 일반사무관리업무 위탁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업무위탁재산의 신규 설정 및 해지, 결산 및 상환의 회계처리, 업무위탁재산의 평가 및 기준가격 산정 등의 업무를 처리했다.

문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요구대로 부동산업체, 대부업체들의 사모사채 이름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바꿔 자산명세서에 기재한 것이었다. 비상장회사인 아트리파라다이스, 라피크, 씨피엔에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등 사모사채를 부산항만공사, 한국토지주택 등의 매출채권으로 종목명을 바꿔 기재했다.

금감원은 예탁원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로 ‘자본시장법 60조’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투자업자의 자료의 기록·유지에 대한 의무를 적시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해당 법 조항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는 금융투자업 영위와 관련한 자료를 기록해야 하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유지해야 한다. 또한 기록·유지해야 하는 자료가 멸실되거나 위조 또는 변조가 되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집합투자·신탁·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 등을 비롯해 한국금융투자협회·예탁원·신용평가회사·명의개서대행회사·거래소 등의 ‘금융투자업 관계기관’까지 대상으로 한다.

금감원은 예탁원이 자료의 기록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미비점이 있었던 만큼 해당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옵티머스 펀드 사태가 ‘사기극’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부실 사모사채에 투자한 펀드가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꾸며진 데 있었다.

금감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기 행각이 서둘러 드러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예탁원의 이 같은 행태를 꼽았다. 특히 ‘자료의 기록·유지 의무'를 볼 때 예탁원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사유가 명백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해당 법적 근거에도 예탁원에 책임이 있는가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있다는 평이다. 준용 규정을 놓고 보면 빠져나갈 수 있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을 살펴보면 여러 기관들을 대상으로 해당 60조를 따라야 한다는 준용 규정이 많이 나온다. 다만 '예탁원 대상' 직접적인 준용 규정은 없다.

자본시장법 제255조에 따라 보면 ‘일반사무관리회사’가 60조를 따라야 한다는 준용 규정은 있다. 사무관리회사는 자산운용사의 위탁을 받아 펀드의 기준 가격 계산이나 투자 내역 정리 같은 행정 업무를 맡는 곳을 말한다.

예탁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과 ‘일반사무관리업무 위탁계약’을 맺고 일반사무관리회사로서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해당 범주로 볼 수 있으면서도 법망을 피해갈 소지는 있다.

자본시장법은 일반사무관리회사를 투자 '회사형' 펀드의 사무관리 업무를 위탁·수행하는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는 투자 '신탁형' 펀드로 분류된다. 펀드는 법적 형태에 따라 투자회사형(뮤추얼 펀드 등)과 수익증권과 같은 투자신탁형으로 나뉜다.

예탁원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회사형 펀드는 사무관리회사의 의무만이 적용되는 만큼 해당 채권 내역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지 않아도 됐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예탁원이 간단한 확인 절차만 수행했어도 옵티머스의 대규모 사기행각을 막을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옵티머스 펀드 사태 관련사에 대한 제재는 18일 금감원 제재심을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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