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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캐스팅보트 NPS, 의결권자문사에 시선집중 지분 7.9% 보유 주요주주…소액주주 향방에도 영향

최익환 기자공개 2021-02-16 08:05:33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앞서 LG화학의 분할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한 경우와 달리 경영권 분쟁에서 영향을 끼칠만한 지분율이다보니 부담스러울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의결권 자문사들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데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내달 금호석유화학은 제4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박찬구 회장의 조카이자 단일 최대주주인 박철완 상무는 배당 확대와 이사진 교체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발송하며, 금호석유화학의 이번 정기주총은 경영권 분쟁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현재 박철완 상무 측의 지분율은 10% 가량으로, 상대방인 박찬구 회장(6.7%)과 그의 아들 박준경 전무(7.2%) 등이 보유한 지분에 비해 3~4% 가량 부족하다. 때문에 박철완 상무가 우호지분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선 사외이사 7명 중 4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이사진 구성을 통한 경영권 확보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금호석유화학 지분 7.9%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 중 한 곳이다. 국민연금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양측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상황으로, 업계는 사실상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IB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의 표심 향방은 한 곳인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주요 주주로서 국민연금이 존재하는 만큼 결정에 따른 파장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연금 입장에선 이번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이 앞선 LG화학과 대한항공의 사례와는 다르다는 점이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이 임시주주총회에서 반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결과적으로 앞선 두 사례에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결정에 영향을 줄 만큼의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 이에 ‘단순한 명분 쌓기’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에서는 국민연금의 찬반여부가 승부를 가르는 상황이다. 때문에 어떠한 결정을 내리더라도 그에 합당한 명분을 제시해야하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업계는 의결권자문사들의 판단이 국민연금의 최종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의결권자문사들의 판단과 다른 결정을 내릴 시엔 국민연금의 결정에 대한 일방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16년과 2019년 주주총회 당시 박찬구 회장의 배임 혐의와 기업가치 훼손을 근거로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한 바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3%룰에 따라 박철완 상무 측 사외이사진의 이사회 진입이 가시권에 있는 상황이다. 박찬구 회장 측이나 박철완 상무 일방의 편에 서기 애매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민연금도 주요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자격이 주어지지만 연기금이라는 특성상 일방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조만간 나올 의결권자문사들의 결정 추이가 국민연금의 표심을 가르는 중대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의결권자문사들의 판단은 50%가 넘는 지분을 가진 소액주주들의 표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우 의결권자문사들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해 결국 연임이 무산된 바 있다. 특히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의결권 행사 관련 분석을 전담해온 대신지배구조연구소와 일부 외국계 자문사들의 판단이 가장 높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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