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2월 19일 08: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에 합류한다는 소식은 게임업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김 대표 뿐만 아니라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포함됐다. 김 의장 역시 '한게임' 창업으로 일어선 1세대 게임 창업자다. 게임업이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세 사람은 닷컴 붐이 일던 2000년 전후 벤처 창업을 통해 경제계에 등장했다. 당시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차리고 '닷컴'과 '소프트' 간판을 내걸었던 수많은 회사 중 지금까지 생존한 회사는 몇 안된다. 살아남은 회사는 엔씨소프트처럼 연간 수조원 매출을 내는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창업 후 20년이 흘렀고 김 대표를 비롯한 1세대 창업자들은 50대로 접어들었지만 아직 '젊은 사업가' 소리를 듣고 있다. 산업 구도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여태 전통 산업에만 맞춰져 있었다는 의미다. 벤처창업자를 경제계 주류 인사로 보지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4~5년전만 해도 코스피 50위권에 머무르던 엔씨소프트는 어느새 시총 10위권으로 성장했다. 넥슨의 경우 일본 상장사지만 원화로 환산한 시총은 최근 주가 기준 약 32조원 규모다. 올해 상장이 예상되는 크래프톤 기업가치는 20조~4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모두 코스피 10위권에 해당하는 밸류 수준이다.
폭발적인 성장세에도 그동안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나름의 설움을 겪어왔다. 수시로 불거지는 사행성 논란은 게임산업을 유해업종으로 치부했다. 당국 정책도 들쑥날쑥했다. 대표적 수출 산업이라며 띄워주다가 갑자기 유해산업이라며 철퇴를 가하는 이중 잣대 탓에 게임업계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최근 넥슨이 전직원 연봉 인상을 발표하면서 "개발자들이 게임산업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고성장·유망 산업임에도 인력 시장에서 게임사들이 암묵적인 디스카운트를 받아왔다는 반증이다.
창업자 3인의 서울상의 합류는 게임업이 한국 경제의 주류산업으로 편입됐다는 상징적 사건이다. 다만 국가 경제를 주도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앞으로 수년간 성장세를 더 내면서 입증해야한다.
최근 게임산업이 다시 활황기로 접어들 징조가 나타나는 점은 고무적이다. 2010년대에 모바일 게임으로 상장사 대열에 오른 2~3세대 게임사들이 부활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상장 직후 '원히트 게임사'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길었던 침체를 딛고 다시 글로벌 시장에 신작을 쏟아내려고 대기 중이다.
증권가는 이들을 중심으로 게임업계에 '슈퍼사이클'이 올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친다. 게임사 대표들이 단지 '젊은 사업가'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주요 인사로 불리는 날이 머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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