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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리더십 해부]잦은 C-레벨 교체,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일까⑦'관계형 리더', 끈끈한 리더십 바탕으로 핵심 인력 유지

서은내 기자공개 2021-02-26 07:30:59

[편집자주]

제약바이오기업 리더(leader)의 성향은 투자 의사를 결정 짓는 핵심 팩터다. 상장 전에는 벤처 자본가, 상장 후에는 일반 투자자에게 리더는 바이오텍의 '얼굴'이 된다. 특히 임상이나 사이언스(science)를 잘 모르는 바이오 비(非) 전문가들의 판단을 좌우하기도 한다. 더벨은 코스닥 상위 제약바이오 회사를 중심으로 리더들의 유형을 정량화된 기준을 통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더가 핵심 인력들과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스타일은 해당 기업의 밸류 형성과도 이어진다. 벤처 창업자가 끈끈한 관계형 리더십을 갖추고 초기 인사들과 장기간 성과를 함께 공유하는 곳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인력 이탈이 잦을수록 주력 사업이나 연구과제에 대한 외부 신뢰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상장 이후로도 비슷한 잣대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신약 개발 기업이 중요한 임상개발 과제의 결과를 앞두고 CFO 등 C레벨 임원이나 R&D담당 주요 인사들이 사임하는 경우,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힘을 잃게 된다. 특히 해당 임원이 사임 이후 보유 주식을 처분한다면 부정적인 결말을 맞이할 개연성이 커진다.

물론 상장 후 업력이 꽤 오래 된 기업들은 때때로 경영 구조 개편 등 특정 목적을 위해 신규 인사를 대거 영입하고 기존 이사진 교체를 시도하는 사례도 있다. 임원진 변경 이슈에는 지배주주의 결단이 반영되므로 이를 통해 결정권자(지배주주)의 리더십 성향을 유추할 기회가 된다.

더벨은 코스닥 시총 상위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중심으로 최근 3년간 핵심 임원진들의 변경 또는 이탈 정도를 파악해봤다. 상장 후 기간이 3년 미만인 곳들은 상장 시점을 기준으로 이후 주요 인사들의 변경 빈도를 분석했다. 주로 사내이사진을 중심으로, 등기 또는 미등기임원의 변경을 살폈다.


◇HLB·셀리버리·제넥신·헬릭스미스…최근 3년 임원진 변동 잦아

최근 3년 간 유독 임원진의 이탈이 잦았던 곳으로는 차바이오텍, 에이치엘비, 셀리버리, 제넥신, 헬릭스미스가 꼽혔다. 해당 기업을 둘러싸고 외부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에 따른 문책성 전문경영인 교체가 이뤄진 곳도 포함됐다. 또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를 두고 있던 지배주주가 대표이사직에 복귀하면서 조직 개편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차바이오텍이다. 차바이오텍은 2018년과 2019년 잇따른 회계 이슈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전문경영인을 포함해 기존 주요 인사들이 사임, 퇴임을 반복하며 대규모 임원 교체 바람이 불었다.

2017년 3분기와 2020년 3분기 말 임원 현황을 비교해보면 이사회멤버 중 사내이사 5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바뀌었다. 전체 임원진 26명 중 송종국 사장과 김중호 사외이사, 문병우 부회장을 빼고는 전부 2017년 이후 새로 합류한 인사들이다.

에이치엘비는 2019년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대표이사직에 복귀하면서 대대적인 인사 개편이 있었다. 당시 그룹 계열사 등 조직 변경과 함께 김성철, 김하용, 알렉스김 등 주요 사내이사진이 사임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신규 인사가 있었다.

그 결과 현재 등기임원 12명(사내이사 8명, 사외이사3명, 감사1명)은 진양곤 회장과 도순기 사내이사, 김용융 감사를 빼고는 대부분 재직기간이 1~2년 내외로 짧은 임원들로 구성돼 있다. CFO역시 2019년 안기홍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계열사 에이치엘비생명과학도 에이치엘비와 비슷한 상황이다.

제넥신도 지난해 성영철 제넥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 복귀하면서 대규모 임원진 변동이 있었던 곳 중 하나다. 이성희 바이오 연구소장, 박재찬 DNA연구소장, 김규돈 부사장 등 연구개발 및 주요 인사들이 사임했다. 비슷한 시기 원용민 CFO 전무가 사임한 후 공백기를 거쳐 홍성준 부사장을 CFO로 외부 영입했다. 2018년부터 단백질 및 유전자 연구소 생산기술개발 업무를 총괄해 왔던 지희정 사장은 작년말 알테오젠 자회사로 옮겼다. 제넥신 미등기임원 11명 중 5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재직기간이 1~2년 미만인 인사들로 채워졌다.

셀리버리는 2018년 말 상장 후 2년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사이 비교적 여러차례 임원 변경이 있었다. 상근 등기임원 중 창업자 조대웅 대표를 제외하고 전부 교체됐다. 상장 실무를 도맡았던 CFO 기정욱 경영기획본부장 부사장은 지난해 4월 사임했다.

헬릭스미스도 최근 3년 사이 전문 경영인 김용수 대표가 사임했으며 김성철 CFO를 비롯해 인사교육, 품질경영, 사업지원, 천연물부문 4명의 임원이 사임했다. 새로 영입된 이재호 전무가 CFO를 맡고 있다. 현 사내이사 5명 중 김선영, 유승신 대표를 제외하고는 재직 기간이 대체로 3년 미만이다.

◇내부 인사 기용 무게…셀트리온·동국제약·클래시스·오스코텍·오스템 장수 임원진 多

반대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동국제약, 클래시스, 오스코텍, 오스템임플란트, 에이비엘바이오 등은 비교적 임원 교체가 적은 편에 속한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내부 출신 인사들을 임원진으로 기용하는 데에 보다 무게를 두는 문화를 두고 있다. 외부 영입 또는 경력직 보다 신입시절부터 장기간 근속한 임직원에 대한 보상에 적극적인 스타일로 알려져있다.

이같은 문화를 반영하듯 3년 전과 비교할 때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임원진의 교체가 거의 없었다. 일부 교체 인사들은 셀트리온 등 다른 계열사에 있던 직원들이 헬스케어로 옮겨오면서 임원으로 합류하는 경우였다. 계열사 셀트리온제약 역시 지난 3년간 사내이사 변동은 없었다.

동국제약이나 클래시스, 오스코텍도 사내이사진 중 임원 변경이 전무했다. 대부분의 이사진들이 수년째 회사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도 3년 사이 사내이사 중 마케팅 담당 전무 1명 정도만 사임했을 뿐 나머지는 10~20년 가까이 재직한 임원들로 이뤄졌다. 에이비엘바이오도 2019년 말 상장 이후로 주요 핵심 인사들의 변경은 없었다.

레고켐바이오나 알테오젠은 최근 3년 사이 사내이사 중 한 명 정도만 변동이 있었던 곳들이다. 알테오젠은 2014년 말 상장 이후로는 두 차례 CFO가 바뀌었다. 2017년 박종윤 CFO 자리를 대신해 알테오젠에 합류한 박문환 부사장은 지난해 임기 만료 전 회사를 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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