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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해진 거래소 눈높이, 바이오텍 IPO '예의주시' 심사 철회, 기평 탈락 사례 잇따라…지난달 증권사 IB와 간담회도 실시

심아란 기자공개 2021-03-04 07:46:2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3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몇년새 급격히 늘어난 바이오텍들의 기업공개(IPO) 허들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기술성 평가와 질적 심사를 강화하며 투자자 보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기술성 평가에 탈락하거나 심사 철회를 결정하는 회사들이 증가한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달 26일 국내 증권사 IB 일부와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월부터 코스닥시장본부를 새로 이끌게 된 김기경 본부장과 증권사 IPO 관계자들과의 만남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거래소는 기술특례, 성장성 추천 등의 제도를 활용할 기술성장기업에 대해 보다 면밀한 실사와 사전 작업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특례제도는 기술력은 있으나 수익 기반이 없는 바이오텍이 주로 활용하는 상장 트랙이다. 지난해 공모주 시장에서 바이오 업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IPO에 나서는 업체들이 증가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IPO 딜이 늘어날수록 수익은 늘어나지만 투자자 보호 측면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해당 IPO 업체에 대한 주관사의 사전 검증을 엄격히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0년 코스닥에 입성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총 20곳이다. 스팩을 제외한 신규 상장사 84곳 중 바이오 비중은 24%에 달한다. 특히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텍은 17곳으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큰 규모였다.

거래소는 기술특례상장이 증가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제도 개선에 나섰다. 올해부터 기술성 평가의 항목을 늘려 기술성과 사업성을 보다 꼼꼼히 따져볼 계획이다.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들이 무리하게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취지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심사 기준이 높아지면서 바이오텍 IPO가 어려워진 분위기"라며 "바이오 업체들의 상장 일정이 계획보다 1~2년 늦춰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3일 기준 코스닥 상장을 위해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바이오 업체는 총 7곳이다. 일정 규모의 시장성을 갖춘 오상헬스케어(테슬라 요건)를 제외한 셀비온, 딥노이드, 엑소코바이오, 진시스템, 레몬헬스케어 등은 기술성장기업의 상장 트랙을 밟고 있다.

현재 오상헬스케어, 엑소코바이오는 거래소 심사가 3개월 이상 진행되는 중이다. 1월에는 디앤디파마텍이 3개월 가까이 거래소 심사를 받던 중 철회를 선택했다.

시장 관계자는 "기술성 평가 항목처럼 심사 기준이 구체화된 건 아니지만 거래소가 꼼꼼히 들여다보는 기조는 강해졌다"라며 "임상의 유효성, 매출의 충실한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상장 시켜 실패 사례를 줄이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거래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 에이비온, 티씨엠생명과학, 안지오랩, 에스엘에스바이오, 이니스트에스티, 에스바이오메딕스, 큐라티스, 와이디생명과학, PH파마 등 9곳이 심사를 철회했다. 2019년에 거래소 심사를 철회한 바이오 기업은 총 3곳이었다.

기술성 평가 관문을 넘지 못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2일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했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한 차례 고배를 마시고 정비한 이후 다시 도전했으나 긍정적인 결과를 받아보지 못했다. 지난해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한 곳은 이뮨메드, 샤페론, 에빅스젠, 노보믹스 등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수요가 큰 바이오텍들은 IPO가 미뤄질 것을 염두에 두고 조달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며 "기존 주주들의 엑시트 시점에도 차질이 생기는 만큼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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