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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워치]금융당국, 시중은행 리스크임원 대상 '긴급점검'미국發 금리상승에 잠재 리스크 현실화 우려…관리 방안 모색 분주

고설봉 기자공개 2021-03-11 07:56:3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0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발 금리 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최근 국내 은행들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모양새다. 그동안 가라앉아 있었던 잠재 리스크가 금리 상승과 함께 터져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정책자금 효과로 이연됐던 대출자산 부실이 표면화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현황 점검에 나섰다.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각 은행별 대응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자산건전성 등 지표들의 추이를 살펴 잠재 리스크를 얼만큰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도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주요 은행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들을 대상으로 ‘금리전망에 따른 은행 리스크관리 점검 회의’를 10일 개최했다. 이날 오후 비대면 방식으로 회의가 진행됐다.

이번 회의는 당초 예정에 없었다. 금감원은 지난 8일 각 은행 CRO들에게 '긴급회의' 소집을 알리고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당국의 시중은행에 대한 리스크관리 점검은 최근 정부 차원에서 제기되는 금리 상승 및 그 영향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9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라며 "다른 자산 가격 책정의 기준점이 되는 미 국채금리가 빠르게 상승함에 따라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에 대해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련의 금리 상승 우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원은 지난 6일(현지시간) 1조9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을 가결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6%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미국발 국채금리 상승은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이날 오전 국내 10년물 국채금리는 2.08%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은 향후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상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리 상승 여지를 두고 시중은행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CRO들은 대부분 금리 상승 여파가 올해 리스크 관리의 최대 이슈라고 꼽는다. 대출자산 전체에 영향이 있진 않겠지만 부분적으로 차주의 신용도 및 경기 상황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황효상 하나은행 부행장(CRO)은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면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국내도 미국과 같은 양상으로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면 채권·주식·외환 시장 등의 안정화를 위해 시중은행들의 금리는 상승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임근 신한은행 부행장(CRO)는 “건전성 관리에서 조금더 민감해질 수 밖에 없는데 우리 은행들이 대부분 변동금리에 많이 연동해 있어서 그런 면에서 영향이 바로 올 수도 있다”며 “금리에 민감할 수 있는 저신용 및 다중채무 차주들은 부담이 클 것이고, 기업 입장에서도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가중도리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철수 KB국민은행 전무(CRO)는 “부실 증가 우려만으로 본다면 단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금리 영향이 커질 것”이라며 “올해 금리인상이 무작정 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K’자 형태 성장이 지속될 경우 성장성의 아랫단에 놓인 법인 및 개인들에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금리 상승은 단기적으로 국내 은행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은행들이 대출자산으로 활용하는 1년물 금융채 등은 아직 금리 인상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1년물 은행채를 발행해 대출자원으로 활용하는 은행 특성상 실제 대출 금리를 높이기까지 시간이 남았다는 설명이다.

최 전무는 “최근 금리 상승 우려는 장기 채권 위주로 진행되는 현상인데 은행채는 주로 1년물에 집중돼 있어 단기간 금리가 급격히 오를 우려는 크지 않다”며 “일반 차주들이 느끼는 금리는 3년물 이하 단기채 영향인데 현재 단기채 금리가 그렇게 높아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금리 상승으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일부 개설될 여지도 있다. 다만 금리 상승이 현실화할 경우 채권이나 파생상품 등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하락해 평가손실이 발생할 우려도 크다.

김 부행장은 “금리 인상이 현실화 한다면 은행들이 기존에 매입한 채권이나 파생상품 등은 평가손실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대비해 은행들 스스로 일부 대출금리를 재조정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준 금리가 상승하거나 은행채를 기반으로 한 단기성 자금의 금리가 높아지지는 않아도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추세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상에 대비해 대출자산에 대한 리스크 선제 대응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더불어 정부 및 당국 차원에서 대출자산의 무분별한 증가를 우려하는 만큼 신규대출 증가세를 제한하는 움직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급격히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선 금리인상에 대비해 우대금리를 제한하거나 차주의 신용등급에 대한 부분을 더 엄격히 들여다 보면서 건전성 관리를 해나가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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