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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 소관부처 논란]평행선 달리는 중기부·금융위, 수혜대상 고민 안 보인다④정책기능 고려, 중소기업 실질 성장 이점 우선 살펴야

김규희 기자공개 2021-03-15 08:08:21

[편집자주]

신용보증기금 이관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숙원 중 하나다. 신보 예산권은 중기부 소관이지만 업무감독권은 금융위원회가 갖고 있다. 중기부는 신보를 산하로 완전 편입해 관리체계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성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위는 감독권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를 두고 4년 동안 이어진 양측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신보 이관을 둘러싼 각 기관의 입장 차이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2일 16: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보증기금(신보) 이관을 둘러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금융위원회(금융위)의 입장차는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관리 체계를 한쪽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면서 신보 관할권 다툼이 국회 입법 대리전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책수혜자 중심의 접근을 강조하며 신보의 정책기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밥그릇 다툼이 아닌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관 아닌 수혜자 중심으로 정책기능 강화 필요

중기부는 국회를 통해 중소기업 정책금융 권한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신보 관할권을 중기부로 가져오는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며 힘을 보탰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신보를 중기부와 금융위가 공동관리 하도록 개정안을 내놓은 데 이어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보 주무부처를 중기로 일원화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신보 소관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중기부가 가지고 있는 예산편성권마저 금융위로 넘기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성 의원은 신보의 관리·감독과 출연금 편성소관을 금융위로 일원화해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정책집행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다양한 우려를 내놓는다. 중기부와 금융위의 이권 다툼으로 논의가 쏠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 대신 정책수혜 대상자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신보가 가진 정책적 기능에 집중하고 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용환 서울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신보의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을 말하며 정책금융 체계 일원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노 교수는 지난해 9월 열린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체계 토론회’에서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은 중소기업 금융시장 실패를 보정하는 경기대응적 역할과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한 중소기업 금융접근성 문제해결, 중소기업 직접금융시장 부재의 한계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리체계 일원화를 통해 신속한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정책금융 주관 부처 간 연계 및 협조관계 부족으로 인한 조정실패가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자금지원 적시 대응에 유리하도록 일원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위스의 경우에는 정부 종합 지원 플랫폼을 통해 대출 접수 채널을 일원화하고 신청 양식도 간소화해 신속한 중소기업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스위스는 코로나19 중소기업 대출 프로그램 시행 1주일 만에 예산의 72%에 해당하는 143억프랑(약 18조원)을 성공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대출 병목현상'을 겪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장우현 조세재정연구원 박사는 중소기업 정책금융은 정부의 정책수단 측면에서 금융을 활용하고 정책대상 측면에서 중소기업을 조준하는 정책으로 양 면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박사는 “정책금융은 모순되지 않는 두 성격을 공유하는 교집합의 정책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두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은 본질적인 숙명”이라며 “가중치 조정과 협력 강화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한 쪽으로 쏠리는 것보다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부와 금융위 등 단기적으로 관리체계를 일원화 하는 대신 정부기관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중소기업의 실질적 성장에 방점을 둔 협력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소기업 자립 경쟁력 강화와 실질적인 성장 그리고 지원정책으로부터의 졸업과 새로운 대상의 발굴 등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 측면의 아쉬움이 있다”며 “정책 특성상 (양 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본질적 측면과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을 고려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측면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한 쪽에 쏠리는 형태로 관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관 가능성 '물음표', 현장에선 실질지원 확대 요구

신보 소관부처 이관 논쟁은 향후 몇년 동안 그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평도 있다. 신보법 개정을 맡은 국회에서도 주장이 크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법안 심사에 조언을 건네는 국회 전문위원도 신보 이관과 관련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용준 수석전문위원은 “기금 예산편성권과 업무감독권이 분리된 이원화된 관리체계는 중소기업청이 설립된 1996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정책집행 비효율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기금운용계획안 편성·확정 및 결산심사 등 과정에서 정부와 국회에 대해 동일한 업무를 중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다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와 중기부가 각각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중소기업 지원 측면과 전체 금융지원의 통합적 관리라는 측면에서 기금의 기능 및 역할을 고려하고 충분한 논의를 통해 입법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의미 없는 신보 이관 논의 대신 정부가 지원금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비현실적인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업계 관계자는 “정작 중소기업들은 신보 이관 논의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당장 오늘내일을 걱정하며 일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중소기업은 현실과 동떨어진 논의 대신 실질적인 지원금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도 “신보 이관 논의는 오랜시간 계속되면서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됐다”며 “중기부와 금융위가 힘을 합쳐 코로나19로 힘든 중소기업들을 돕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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