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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최고등급 '원화 녹색채권' 물꼬 [Deal Story]500억 발행 한기평 인증 G1 획득, 노후관 개량·용수 확보 용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1-03-16 13:28:09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2일 18: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사상 처음으로 원화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을 발행했다. 그동안 외화채로는 발행한 적이 있지만 원화로는 처음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노후관 개량사업 등에 조달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발행형태를 녹색채권으로 정했다. 환경부 산하 공기업으로서 정부 정책에 발맞추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에서 인증평가를 받아 G1을 획득했다. G1은 녹색채권 인증등급 중 가장 높은 단계다. 조달자금을 녹색 프로젝트에 모두 투입하는 데다 프로젝트의 선정과 평가 과정, 조달자금 관리체계 등이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등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화 녹색채권 첫 발행, 탄소중립 정책 발맞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12일 녹색채권을 5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만기는 3년 단일물이며 표면이율은 1.21%로 책정됐다. DB금융투자가 주관업무를 맡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조달자금을 올해 안에 상수도 시설 개선 프로젝트에 모두 투입한다. △수도권의 광역상수도 Ⅱ단계 노후관 개량 △충남서부권 광역상수도 확충 △충주댐계통 공업용수도 확충 등이 대상 사업이다. 노후관을 개량해서 대규모 단수사태나 국가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추고 향후 사용할 용수를 충분히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색채권 등 원화 SRI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18년 국제금융시장에서 3억달러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해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런 명맥을 이어간 셈이다. 당시 아시아 국가 중 국제금융시장에서 워터본드를 발행한 것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최초였다.

워터본드는 녹색채권의 일종으로 물 관련 사업에만 조달자금을 쓸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덕분에 한국수자원공사는 ‘아시아 최우수 녹색채권상’을 받기도 했다.

환경부가 기후금융 정책에 공을 들이는 만큼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색채권을 발행해 보조를 맞췄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환경부가 거느린 유일한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실제로 한국수자원공사는 기후금융 등 ESG경영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장 직속 기구인 미래전략실에서 기후위기경영, 탄소중립 선언 등을 바탕으로 중장기 경영전략을 세운다. 이번 녹색채권도 미래전략실에서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이밖에 탄소중립기획처와 경영혁신실도 두고 있다. 탄소중립기획처는 정부의 녹색전환과 탄소중립 정책지원을 총괄하고 경영혁신실은 ESG 경영 인증을 추진한다.

시장 관계자는 “환경부가 지난해 말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기후금융 관련 정책을 세우는 데 힘쓰고 있다”며 “한국수자원공사가 이런 분위기에 발맞추기 위해 녹색채권 발행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인증평가 최고등급 획득, 사후관리도 ‘만전’

한국수자원공사는 2018년 워터본드를 발행할 때 글로벌 채권전문 평가사인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에서 관리체계를 대상으로 검증받았다. 관리체계를 바꾸지 않는 한 녹색채권을 발행할 떄마다 당시 검증보고서를 계속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도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번에 한국기업평가에서 새로 인증평가를 받았다. 원화채인 만큼 국내 인증기관과 손잡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신용평가사에서 인증평가를 받으면 ESG 관련 경영활동을 보고서에 담을 수 있어 홍보효과를 볼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투자자 신뢰 제고, 경영활동 홍보수단으로도 활용한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이번 녹색채권에 최고등급인 G1을 부여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녹색채권 투자대상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관로사고율이 개선되고 미래 용수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수자원공사가 다양한 환경·사회적 공헌 활동을 수행하는 만큼 ESG 내재화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자금 투입 프로젝트를 고르는 데 공을 들인 만큼 자금을 관리하고 사후공시를 진행하는 데도 만전을 기울인다. ‘ESG채권 발행자금 배분 대장’을 작성해 분기 별로 결산한 뒤 재무관리처장까지 내부보고를 진행한다. 자금집행 내역 등은 이사회에도 보고된다.

또 사후보고를 대상으로 한국기업평가에서 인증을 받기로 했다. 환경부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후보고의 외부기관 인증은 권고사항일 뿐이다. 그러나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를 따르기로 했다. 사후보고는 녹색채권 발행 이후 발행대금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 연 1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사후보고를 평가해 취지에 어긋나는 곳에 자금이 쓰였다고 판단하면 인증등급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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