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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조현아 전 부사장, 한진칼 지분 '왜' 팔았을까KCGI에 5만5000주 블록딜로 넘겨, 주담대 만기 잇달아 도래…3자연합 향방 '주목'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17 14:46:13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17: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의 특수목적회사(SPC) 그레이스홀딩스는 최근 주식 5만5000주를 장외매수했다고 공시했다. 거래가 이뤄진 날은 지난 8일로 KCGI의 보유 주식 수가 기존 1236만5190주에서 1242만190주(신주인수권 80만주 포함)로 늘어났다. 주당 취득단가는 6만1300원이다. 지분 매입에 34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KCGI의 SPC 그레이스홀딩스의 최근 공시.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거래 상대방은 다름 아닌 한진가(家)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이다. 작년 초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연합전선을 꾸린 3자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은 외부에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내부 거래는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전 부사장은 보유 주식(383만7394주)의 1.43%인 5만5000주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번 매각으로 주식 수가 383만7394주(5.75%)에서 378만2394주(5.66%)로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기본적으로 3자연합 내부에서 주식 이동이 발생한 만큼 전체 지분율엔 변동이 생기지 않는다. 3자연합이 최대주주(40.08%)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의미다. 다만 조 전 부사장 개인은 지분 기여도가 줄면서 영향력이 더 약해지게 됐다. 반대로 KCGI(17.4%)는 반도건설(17.02%)과의 격차를 벌리며 단일 최대주주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조 전 부사장이 지분 일부를 처분한 이유는 파악되지 않는다. 작년 초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조원태 회장 공격에 나섰으나 실패한 후 1년 가까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이후 산업은행의 등장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며 3자연합은 입지가 좁아지고 활동 자체가 뜸해졌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다는 데 이견이 없다. 돈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지분을 매각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매달 생활비는 물론 1년에 한번씩 1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하는데 5년 넘게 고정 소득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대한항공 유상증자 당시 지분율 희석을 감수하고 구주주 몫으로 배정된 신주인수권 전량을 매도했다.

조 부사장은 2018년 3월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으나 동생 조현민 ㈜한진 부사장의 '물컵 갑질' 사건이 터지며 한 달만에 물거품이 됐다. 자매는 나란히 경영에서 손을 뗐다.

과거 조원태 회장 역시 이와 관련해 언급한 적이 있다. 2019년 11월 미국 뉴욕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상속세 마련과 관련해 "지금 많이 어렵다"며 "저는 소득이라도 있지 다른 사람들은 소득도 없어서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발언은 조현아·현민 자매의 복귀를 암시하는 시그널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조현민 부사장이 돌아왔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은 KCGI·반도건설과 손잡는 길을 택했다. 조 회장과 감정의 골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깊어진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조 전 부사장의 수입은 배당금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외에도 대한항공과 ㈜한진,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2019년 말)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배당금이 2019년 결산 기준 12억8000만원 가량이다. 상속세를 납부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이에 작년 말 주식담보대출로 상속세 마련에 나섰던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0~11월 시중은행과 증권사, 저축은행 등의 문을 두드려 잇따라 대출을 받았다. 10월 100억원, 11월 130억원 등 두달 동안 빌린 금액이 230억원에 달한다. 현재 보유 주식 중 82%가 담보로 묶여있는 상태다.

특히 일부 대출의 경우 기간이 3개월로 짧은 편에 속한다. 이미 올 1월과 2월 만기 도래한 대출건만 모두 3건이다. 이를 연장했는지 상환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 다음달에도 우리은행에서 빌린 3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자 부담에 원금 상환 압박까지 받고 있는 조 전 부사장 입장에서 자금 확보가 필수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여기다 한진칼이 올해(2020년 결산 기준) 무배당을 결정하며 조 전 부사장은 배당 수익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작년 배당 수익 12억8000만원 중 76.6%에 해당하는 9억8000만원이 한진칼에서 나왔다. 대한항공 역시 올해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

조 전 부사장이 KCGI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추후 3자연합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달 말 한진칼 주총을 별다른 공격 없이 보낼 예정인 3자연합은 계속 연합전선을 유지할 지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강성부 KCGI 대표는 "관련 거래는 주주연합 내부 이해관계자 사이에 발생한 거래로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며 "당 펀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계속 임하고자 하는 데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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