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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감사위원 분리선출' 대한해운, 기존 인물 '그대로'임기만료 사외이사를 후보로 상정, 사실상 대주주 기검증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18 09:50:3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11: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 소속 해운사 대한해운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위원 1명을 분리선출한다. 기존 감사위원 두 명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상법 개정안 도입 첫 해 곧바로 적용을 하게 됐다.

다만 분리선출할 감사위원 후보로 기존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이었던 인물을 올려 눈길을 끈다. 현행법상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분리선출제를 도입한 입법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해운은 오는 30일 서울 강서구 SM R&D센터에서 '제54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내·외이사 선임안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안(분리선출) 등을 표결에 부친다. 이사회 구성원 중 3명의 임기가 끝남에 따라 새로 선임 절차를 밟는 것이다.

눈에 띄는 건 분리선출할 감사위원 후보가 현재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서 이달 말까지 활동하는 길기수 일우회계법인 이사라는 점이다. 작년 말 개정된 상법은 반드시 1명 이상의 감사위원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회사 측은 새로운 후보를 찾는 대신 임기가 끝나는 기존 이사를 분리선출 방식으로 이사회에 재진입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길 이사는 사외이사도 겸하게 된다.


길 이사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에는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 2019년 3월부터 만으로 2년째 이사회에서 활동해오고 있어 상법 시행령상 사외이사 임기 제한(최장 6년)에도 걸리지 않는다. 분리선출 관련 내용이 담긴 상법 제542조의12 2항은 감사위원회 위원 중 1명을 주주총회 결의로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출하도록 할 뿐 추가적인 조건은 없다.

다만 국회가 분리선출제를 도입한 입법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법의 허점을 파고든 꼼수로도 볼 수 있다. 감사위원을 기존 이사와 따로 나눠 뽑도록 한 건 대주주의 입김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 경영진 견제와 감시라는 역할을 보다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기업들은 주총에서 이사를 먼저 선임하고 그 중 다시 감사위원을 뽑는 일괄선출방식을 따랐다. 그러자 이사 선임시 '3%룰'이 적용되지 않아 애초에 대주주의 입맛에 맞는 인물만 감사위원 후보가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처음부터 '3%룰'을 적용한채 표결에 부치는 분리선출제를 도입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해운은 사외이사에 선임된 경험이 있는 길 이사를 후보로 올렸다. 외형상 분리선출 절차를 따르지만 이미 대주주의 검증을 받은 인물로 볼 수 있다. 분리선출제를 도입한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대한해운 이사회는 "길 후보자는 30년 이상의 회계사 경력을 가진 회계 전문가로서 2019년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후 이사회 구성원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서 회계 투명성 제고와 회사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며 "앞으로도 회계 투명성 제고와 글로벌 해운회사로서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감사위원 추천 사유를 밝혔다.

길 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출하는 안건은 '3%룰'의 적용을 받은 상태에서도 무리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에스엠하이플러스를 비롯해 SM그룹 소속 여러 계열사들이 대한해운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우호 지분이 높은 편이다.


현재 대한해운의 주요 주주는 △에스엠하이플러스(21.43%) △케이엘홀딩스(16.40%) △티케이케미칼(11.85%) △에스엠인더스트리(3.84%) 등이다. 이들 모두 감사위원 선출 시 의결권을 3%만 행사할 수 있다.

이 밖에 대한해운은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최승석 사내이사와 우예종 사외이사에 대한 재선임안을 주총에 상정했다. 의안이 모두 통과되면 이사회는 기존과 동일한 구성과 멤버로 1년 동안 더 유지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별도의 결격사유가 있지 않으면 사외이사였던 사람을 분리선출 감사위원 후보로 올려도 현행법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현재 감사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며 "감사위원들이 지난 2년 동안 맡은 책무를 소홀히 했거나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들면 교체를 고려했겠지만 그렇지 않아 다시 주주의 뜻을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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