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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해외지점 폐쇄가 답? 네트워크 단절 우려 철수설 워싱턴 사무소, 美 Fed·IMF 등과 소통 창구…경비절감 압박 '그림자'

김민영 기자공개 2021-03-17 07:44:1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16: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방만경영’을 이유로 금융감독원의 워싱턴사무소 폐쇄가 최근 거론되면서 국제기구, 미국 금융당국 등과 네트워크가 끊기는 부작용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워싱턴사무소 폐쇄 등 해외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해외 사무소 비용을 절감하라는 감사원과 정치권 등 압박에 따른 일이다. 다만 "결정된 사안이 없다"는 게 금감원 입장이다.

1999년 출범한 금감원은 당시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일본 동경 등 3개 해외사무소를 두고 있었다. 이후 2003년 중국 북경, 미국 워싱턴, 독일 프랑크푸르트, 홍콩사무소 문을 열었다. 가장 최근엔 2013년 11월 베트남 하노이사무소를 개소했다. 해외 사무소는 총 8개다.

그러나 이제는 해외사무소를 줄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감사원 등으로부터 금감원의 해외사무소가 방만경영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사무소 폐쇄 논란 시작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감사원은 당시 금감원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외사무소를 과도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감사원은 다른 나라 금융감독 기관은 뉴욕, 런던 등 1~3개의 주요 도시에서만 해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금감원은 미국 내 뉴욕과 워싱턴에 별개의 해외사무소와 홍콩과 북경, 동경, 하노이 등 아시아에만 4개의 해외사무소를 운영하는 점을 문제 삼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미국 통화감독청은 런던에만 해외사무소를 두고 있다. 싱가포르통화감독청은 뉴욕, 런던, 북경 등 3곳에, 대만 금융위원회는 뉴욕과 런던에만 해외사무소를 설치했다. 일본 금융청, 독일 금융감독청은 대사관과 국제기구에 직원을 파견할 뿐 해외사무소를 운영하지 않는다.

작년 감사원은 다시 한 번 금감원의 해외사무소 운영 실태를 꼬집었다. 지난해 2월 ‘금융소비자 보호시책 추진실태’ 자료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점포가 한 곳도 없는 워싱턴에 정보수집과 대외협력 업무 등을 목적으로 사무소를 유지하고 있다”며 “워싱턴의 경우 동일한 업무 수행을 위해 주미국 대한민국대사관 소속 재경관이 배치돼 있어 워싱턴사무소와 기능이 중복되고 워싱턴 소재 미국 통화감독청과 세계은행(WB)에는 2명의 금감원 직원이 파견돼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사무소를 콕 짚어 철수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다.

문제는 해외 사무소 폐쇄로 인한 부작용을 과거 사례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2019년 ‘울며 겨자먹기’로 홍콩사무소를 폐쇄했다. 부작용은 곧바로 나타났다. 2019년 하반기 불거진 홍콩 시위 사태로 홍콩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당국 차원에서 제대로 된 지원이 어려웠다.

금감원 관계자는 “홍콩사무소 폐쇄 이후 홍콩 금융가와의 네트워크가 끊겨 현지 정보 수집이 잘 되지 않고 있다”며 “홍콩 사태 당시 국내 금융사들에 대한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사무소까지 폐쇄 압박이 이어지자 금감원 내부에서는 선진 금융감독 기법을 배우고 해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워싱턴에는 미국 중앙은행(Fed), 국제통화기금(IMF), WB 본부가 있다. 미국 통화감독청 본부와 미국 재무부도 있어 금융감독 기구와 정부 기관 네트워크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방만 경영이라는 말로 치부하고 없애버리면 그 나라에 다시 나가기 어렵다”며 “활용방안을 고민해야지 경제적인 논리로만 바라보고 무조건 없애라고 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해외사무소 운영이 방만 경영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감사원에 따르면 워싱턴사무소에는 금감원에서 파견나간 소장 1명과 현지 채용 직원 1명이 근무했다. 2018년 예산은 7억2000만원, 2019년은 6억6900만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금액을 아낀다고 금감원의 예산 효율성이 올라가는 것도 아닐 뿐 아니라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감사원의 지속된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든 모양새다. 최근 단행한 금감원 국·실장 인사에서 신임 워싱턴사무소장을 임명하지 않자 현지 폐쇄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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