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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태계 리포트]'블랭크마스크 국산화 외길' 에스앤에스텍의 도전국내 기업 최초로 시장 진출해 국산화 성공…EUV 공정 수혜 기대

김혜란 기자공개 2021-03-23 07:46:33

[편집자주]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국산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소부장 기업들이 한단계 진화하는 계기가 됐다. 뒤이어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도래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은 절호의 찬스와 함께 지속 성장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맞았다. 더벨은 슈퍼사이클에 대비하는 반도체 생태계 구성원들의 경쟁력과 과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9일 07: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앤에스텍은 삼성전자로부터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659억원을 투자해 지분 8%를 확보했다. 공급망관리(SCM) 차원에서 에스앤에스텍의 중요성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얘기다.

에스앤에스텍은 2002년 블랭크마스크 국산화에 성공한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을 넘어 미국과 중국, 대만 등으로까지 판로를 넓혔다. 에스앤에스텍의 국산화 이전엔 국내 기업들은 호야(Hoya)와 울코트(Ulcoat) 등 일본 업체들로부터 블랭크마스크를 전량 수입했다.

여전히 블랭크마스크 시장은 점유율 80%이상을 차지하는 일본 기업이 장악하고있다. 하지만 EUV(극자외선) 노광장비가 반도체 공정라인에 도입되면서 후발주자인 다른 기업에는 시장점유율을 늘릴 기회가 열리고 있다. EUV용 블랭크마스크와 펠리클(포토마스크용 보호막) 양산에서 누가 우위에 서느냐가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의 키를 쥐게 된다는 뜻이다. EUV용 블랭크마스크와 펠리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에스앤에스텍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2001년 불모지 블랭크마스크 시장 최초 진출…국산화 성공

에스앤에스텍이 블랭크마스크 시장에 뛰어든 건 2001년이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디스펠레이 노광 공정의 포토마스크 제조에 쓰이는 핵심소재다.

회로가 새겨진 포토마스크를 반도체 웨이퍼 위에 올려놓고 빛을 통과시키면 회로의 모양대로 투과된 빛이 웨이퍼에 닿아 패턴이 만들어진다. 이 포토마스크가 생성되기 전 깨끗한 상태의 원판 필름이 바로 블랭크마스크다.

2000년대 초 블랭크마스크 개발에 성공한 에스앤에스텍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중국 SMIC, 대만 TSMC, 미국 포트로닉스 등 국내·외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지금까지 블랭크마스크로 매출 100%를 올려왔다.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0%다.

국내 기업 중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용 블랭크마스크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은 에스앤에스텍이 유일하다. 디스플레용 블랭크마스크는 LG이노텍에서도 생산하고 있다. SKC의 경우 2019년 반도체용 블랭크마스크 시장에 진출해 지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9년 일본 수출 규제로 국산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에스앤에스텍은 성장의 분기점을 맞았다. 사실 에스앤에스텍이 2000년대 초 국산화에 성공한 이후로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최대 공급처는 여전히 일본기업이었다. 아무리 국내 기업이라고 해도 이미 기술력으로 시장을 장악한 공급처를 바꾸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경제 제재로 블랭크마스크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반도체 소재와 장비를 국산화한 강소기업이 재평가됐고, 대표적으로 에스앤에스텍이 수혜를 입었다.

실제로 회사의 매출은 2018년 628억원 규모에서 2019년 845억원으로 약 35%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874억원이었다. 2018년과 비교해 영업이익도 8%대에서 13%대로 개선됐다. 2000년대 초만해도 국내 기업들에 불모지였던 블랭크마스크 시장에 처음 진출해 한 제품만 생산하며 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게 빛을 본 셈이다.

올해는 무엇보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확대 전략을 내세우면서 공급 확대가 기대된다. 다양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는 디램이나 낸드의 메모리 라인보다 포토마스크 사용량이 더 많아져 그만큼 공급량이 증가한다.

◇EUV공정 도입 맞춰 기술 개발 박차…삼성 투자·협력 빛볼까

EUV 시대의 도래는 에스앤에스텍에는 퀀텀점프의 기회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의 EUV 장비 도입으로 국내 EUV 소재·부품 생태계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졌는데, 에스앤에스텍이 대표적인 수혜기업이 될 전망이다.

에스앤에스텍은 수년 전부터 EUV용 블랭크마스크 개발에 매진해왔으며,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수백억원을 에스앤에스텍에 투자한 것도 EUV용 블랭크마스크와 펠리클 개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EUV용 블랭크마스크와 펠리클은 구형인 DUV(심자외선) 장비 공정에 들어가는 것과는 물성도, 제조방식도 달라 새롭게 개발해야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양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없다.

신사업에서 성과를 낼지도 주목된다. 2017년부터 기술 개발에 착수한 EUV용 펠리클이 올해부턴 매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EUV용 펠리클의 경우 이미 삼성전자와 실리콘카바이드(SiC) 타입의 1세대 펠리클을 개발한 바 있다. 현재는 여기에서 투과율과 내열성을 높인 2세대 제품이 필요해 개발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6월 EUV용 블랭크마스크 펠리클 기술 개발과 양산을 위한 신규 장비 투자에 100억원을 썼고, 연구개발(R&D) 시설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53억원을 들여 부동산을 취득하기도 했다.
반도체 공정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블랭크마스크. (사진출처:에스앤에스텍 홈페이지)

지난해 9월엔 에스앤에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며 신기술금융사업에 뛰어든 점도 눈길을 끈다. 회사 측은 "신기술금융사 설립은 사업 다각화 차원이라기보단 그동안 쌓아온 공정 노하우를 다른 반도체 장비 기업과 나누고 업계가 상생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나선 것"이라며 "신기술에 특화된 업체에 투자하거나 융자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원회에서 라이선스가 나오면 소부장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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