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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SK이노베이션]증거인멸 재발 방지? '내부의 눈' 길러라③감사委 직속, 독립된 '상근' 지원 조직 설치 필요성

박기수 기자공개 2021-03-22 11: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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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8일 15: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표이사-의장 분리, 사외이사가 맡은 의장, 전문화하고 다양한 위원회까지…SK이노베이션은 재계에서 선진화한 지배구조를 갖춘 회사라고 평가 받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도 작년 SK이노베이션의 지배구조 등급에 A등급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런 기업에서도 준법 경영 시스템에 '구멍'이 있었다. 경쟁사와의 소송전에서 증거인멸 행위가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이 증거인멸 행위는 패소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의 사외이사들과 감사위원회는 패소의 원인이 된 증거인멸 행위를 비판했다고 전해진다. 감사위원회는 재발 방지를 외부 전문가를 선임해 2중 3중의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갖추라고 요구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외부로부터의 인력 충원 외 내부 시스템의 보완 필요성을 제기한다.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들은 비상근 이사다. 항시 SK이노베이션에 상주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외이사들은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직 외 재계·법조계·학계 등에서 본업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이다. 아무리 회사의 중대 사안이라고 해도 사외이사들이 회사 상황의 속사정을 100% 알기 힘들다. 경영진을 독려하고 때로는 감시해야 하는 사외이사들이 중대 사안을 파악하는 데 빈틈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국내 지배구조연구소는 이런 빈틈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감사위원회를 지원하는 사내 조직을 갖추라고 제안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2018년 '감사위원회 모범규준' 보고서를 통해 "전원 사외이사로 이뤄진 감사위의 경우 업무감사에 있어 한계가 두드러진다는 우려가 있으므로 보완대책을 마련해야한다"라면서 "일상적 업무감사를 상시 수행할 수 없으므로 감사위원을 대신해 일상 감사업무를 담당할 내부감사부서의 설치가 필수적"이라고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내 지원 조직이 없는 것은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임원 1명, 팀장 1명, 팀원 4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사무국'이 감사위원회의 지원 조직으로 활동 중이다. 다만 이사회 사무국은 감사위원회만을 지원하는 조직이라기보다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에 가깝다.

감사위원회에 연 4회 이상 내부감사 실적을 보고하는 '감사실'이라는 조직도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시스템이 '미완'에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지원 조직들이 경영진으로부터 완벽하게 독립된 형태는 아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내부감사기구 지원 조직의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 제고를 추가 개선사항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내부 경영진과 독립되지 못한 지원 조직이기 때문에 업무의 독립성을 완벽히 갖췄다고 보기에 힘든 셈이다.


KCGS는 감사 지원조직 모범규준으로 △감사위 산하에 지원 조직 설치 △이사회 차원에서 내부감사부서의 업무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명문화 △감사위가 지원 조직 책임자에 대한 임면동의권을 소유 △감사위가 지원 조직 책임자에 대한 평가 권한 소유 등을 제시한다.

또한 감사위원회를 지원하는 내부 지원 조직에 속한 임직원이 직무를 행하는 과정에서 신분상 불안정 또는 불이익이 부여되지 않도록 관련 장치를 설치할 것을 권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감사위원회에 직속돼 있으면서 회사에 상시 근무하는 지원 조직을 확대하고 권한을 보장할 경우 최근 불거진 문제들을 추후에 방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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